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에 코스피 3000선이 무너졌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주요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9포인트(0.28%) 하락한 2996.3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0일(2958.12)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5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3200선을 기록했지만, 미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 25일 종가 대비 7% 넘게 하락한 상태다.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것은 미국발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탓이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다. 전일 옐런 재무장관 발언으로 장·단기 금리는 급락세로 전환하긴 했지만 지난 주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1.75%까지 치솟았다. 전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622%로 지난해 동기(0.676%) 대비 약 1% 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웰스파고의 선임 거시 전략가 마이클 슈마허는 채권수익률이 올해 안으로 2%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금리 역시 2%대로 뛰어오르면서 증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성장과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확대되며 자산 매입 축소나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주가를 보면 기대인플레이션과 주가는 양(+)의 관계가 강한 반면, 실질금리와 주가는 음(-)의 관계가 뚜렷했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실질금리 때문으로 미국뿐 아니라 국내 실질금리도 저점을 지나 추세적인 반등이 시작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연구위원은 "연준의 시장 지원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금리가 최근 미국 국채금리에 강하게 동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단기적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가 하락 압력은 일시적이란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를 넘는다면 성장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강세장의 끝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을 뿐 금리 대비 주식시장의 매력은 남아 있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