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부산대는 학내 입시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일련의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8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법원 최종 판결 전 부산대가 사실관계를 조사해 조치하는 것이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부산대에 조씨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한 사실관계 조사 계획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부산대는 그동안 조씨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에 대한 법원 최종 판결이 나와야 입학 취소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공문 제출 마감일인 지난 22일 오후 늦게 대학 내 공정성 관리위원회와 전담팀을 구성,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조속히 결론 짓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
교육부는 부산대 계획대로 하되,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도·감독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입학 취소 권한을 가진 대학이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일련의 조처를 하는 건 무죄추정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며 "법원 판결은 존중해야 하나 대학은 이와 별도로 학내 입시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부는 거짓 자료를 제출해 입학한 학생에 대해 대학 장이 의무적으로 입학허가를 취소해야 하는 고등교육법은 2015학년도에 입학한 조씨 사례에 소급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 부총리는 "당시 부산대 모집 요강에 따라 대학 측이 (입학 취소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구체적인 조사 이행 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후 청문 절차까지 고려하면 입시 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입학 취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입시 공정성을 강조해온 교육부도 대표적인 입시 비리 의혹 사례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교육부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비선 실세였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직접 감사에 나섰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정씨 입학 취소 처분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씨와 관련해선 감사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검찰 수사가 먼저 시작돼 감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정씨 1심 판결을 거쳐 부산대 사실관계 조사 계획 마련까지 비교적 긴 시일이 소요됐다.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며 동양대 총장 봉사상 표창장을 받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을 이수했다는 내용을 담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최종 합격했다. 조씨는 올해 1월 의사 국가고시(국시)에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