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 학폭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결국 대중문화예술산업 유관단체들이 나섰다.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회원단체 대표를 비롯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청소년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인해 일부 대중문화예술인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는 점, 대중문화예술 산업 관련 유관단체의 입장에서 그 누구보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사태가 과거의 잘못이 밝혀진 연예인 개인만의 문제로만 봉합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문화예술 산업의 구조상 또 다른 피해를 낳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가해 연예인이 연기 활동이나 음반 활동, 기타 프로그램 활동 중 도중하차 할 경우 이미 제작된 많은 분량이 취소됨에 따라 재(再)제작이 불가피하고, 작업에 참여했던 수많은 종사자와 연예인이 덩달아 큰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프로그램 제작에 든 엄청난 비용도 순식간에 사라져 방송사와 제작사, 연예인 소속사를 포함한 대중문화예술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과 업체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배우 지수의 경우 학폭 논란을 인정,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을 하차했다. 이 드라마는 90% 이상 제작이 완료된 상황이었지만, 부랴부랴 남자 주인공을 나인우로 교체하고, 재촬영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학교폭력 가해자 연예인의 폭로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사실 여부의 엄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학폭 폭로는 대중문화예술 산업을 위축시키고 선량한 연예인들에게 치명적인 화살로 날아든다.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관단체는 △피해자의 아픔 치유를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나설 것 △자성 노력과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관련 단체별 소속 연예인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교육 확대할 것 △ 근거 없는 무분별한 폭로에 대해서는 연예인을 보호하고 산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약속했다.
언론을 향한 당부도 이어나갔다. 이들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거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해 연예인과 대중문화산업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사실과 무관한 추측성 보도나 흥미 위주의 기사가 해당 연예인과 관계자들에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꼭 살펴봐 달라. 취재를 통해 잘못이 확인된 경우에만 기사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송 제작, 편성과 관련해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론의 의혹만으로 관련 연예인을 프로그램에서 성급하게 하차시키거나 방송 편성을 중단하는 결정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며 "연예인의 인격과 미래를 존중해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될 때까지 지켜본 후, 사실에 근거해서 조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번 연예계 학교폭력 논란이 연예인 한 사람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학교폭력이 근절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