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근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성분명 나파모스타트메실산염)'에 대해 품목허가가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만큼, 품목허가를 위해서는 종근당 측의 추가 임상 연구 및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종근당은 임상3상에 대한 추가 자료를 보완해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식약처는 17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 회의를 개최하고, 나파벨탄주의 코로나19 치료 효능·효과 추가를 위한 품목 변경허가 진행 상황에 대해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증 자문단은 러시아에서 수행된 임상 2상 시험 자료를 검토해 임상적 개선 시간이 시험군(52명)과 대조군(50명)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또 추가적으로 평가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바이러스 음전 소요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검증 자문단은 임상시험에서 나파벨탄주를 시험군에 10일간 투여했고, 임상적 개선까지 소요된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해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검증 자문단은 여러 사항을 종합할 때, 제출된 2상 임상시험 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충분치 않고 '코로나19 치료에 관한 신청 효능·효과 추가'를 위해서는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까지의 시간'에 대해 시험군과 대조군이 차이를 나타내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고 추가적으로 분석한 '조기경고점수 7점 이상인 환자군'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였지만, 치료효과가 입증됐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등 5명과 식약처 내부 코로나19 위기대응지원본부 화학치료제심사반의 총괄검토팀, 임상심사팀 등 4명이 참석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3중 자문 절차' 중 다음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추후 나파벨탄주의 3상 임상시험계획을 충실히 설계해 진행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건부 허가에 대해 긍정적 결과를 기대했던 종근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해 나파벨탄이 중증 고위험군 환자의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 기간과 치료율을 크게 개선한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최종 허가까지는 다시 먼 길을 돌아가게 됐다.
종근당 관계자는 "식약처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고, 임상 3상에 대한 추가 자료를 보완해 준비할 것"이라며 "언제 진행할지 정확한 기간을 정하진 않았지만, 식약처와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