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를 놓고 시민단체 소속 일부 주주들은 '해임'을 요구한 반면, 일부 주주들은 “삼성이 반세기 동안 국격을 높였는데 (이 부회장을) 징역 살게 하니 개탄스럽다”며 사법부를 원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첫 도입한 사전 전자투표를 이번에도 시행했으며, 특히 올해는 주주들의 편의와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사상 첫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및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4가지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따라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사외이사로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이 연임됐고, 전 법제처 처장인 김선욱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김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연결 기준 매출 237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정기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고,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또 "사업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총은 지난해보다 1시간 20분이 더 걸려 낮 12시 20분에 종료됐다.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주주들의 다양한 질문을 받은 영향이 한몫했다. 실제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가 각 부문별 경영현황을 설명한 직후 현장과 온라인 상으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최대 화두는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 문제였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소속 일부 주주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를 꺼내들었다. 이들은 특히 주총 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의 해임을 논의했는지를 캐물었다.
거듭된 해임 요구에 대해 김 부회장은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이 세번이나 반복됐지만, 김 부회장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한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주총이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현장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과거 '박수 통과' 대신 안건별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즉각 공개했다. 모든 안건 의결은 현장 투표와 사전 전자투표 결과를 합산해 이뤄졌다. 사내이사 3명은 98% 수준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임이 확정된 반면, 사외이사 선임 건은 8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