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보급률이 전세계 3위에 달하지만 디지털 선도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민간 싱크탱크 K정책플랫폼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 근로자들의 AI 역량은 인도(1위)와 미국(2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OECD가 조사한 국가별 AI 역량 침투율 순위에서 한국은 2016년 4위를 기록한 후 2017년 6위, 2018년 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후 2019년에는 5위로 반등했으며 2020년에는 3위에 올라섰다. 이 기간 한국은 이스라엘, 중국, 독일 등을 제쳤다.
K정책플랫폼은 "한국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해 IT제조업은 물론 유통, 금융,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며 "적어도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고급 인재들의 AI 역량은 세계 3위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I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선도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은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박람회인 '2021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혁신상을 수상했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386개의 혁신상 수상 제품 중 102개, 27개의 최고혁신상 중 7개가 한국 기업의 제품이었다.
다만 디지털 선도 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는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라고 K정책플랫폼은 진단했다.
OECD의 기업규모별 빅데이터 분석 수행률 비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중소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활용 수준은 10% 이하로 매우 낮았다.
선도기업의 기술 우위는 강화되고, 후행기업의 생산성은 정체되면서 2000년 이후 생산성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생산성 격차가 타 산업 대비 두드러지며, 선도그룹 내에서도 상위 1%의 생산성 우위가 크게 나타났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미흡했던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매출 감소를 경험했지만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은 내수시장 장악력을 확대했다.
K정책플랫폼은 "교육이 기술발전을 따라잡지 못해 뒤처지면 사회후생과 빈부격차가 악화하고 기술변화를 선도할 때는 사회후생이 개선된다"며 "기업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확산될 수 있도록 데이터 리터러시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