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확산, 주식 등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국제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며, 중국의 1~월 실물 경제지표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3시 23분 현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0.38달러(0.55%) 오른 배럴당 69.6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39달러(0.59%) 뛴 배럴당 6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산업생산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한 32.2% 증가와 전월치인 7.3%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역대 최고 상승폭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지난해 역대 최악의 수준인 –13.5%를 기록한 것에 다른 기저효과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기저효과 영향을 고려해도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일일 정유 처리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기반을 둔 컨설팅업체 SIA에너지 분석가는 “중국 중공업은 시멘트, 강철, 석탄, 알루미늄 생산량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이 모든 재료를 생산하고 운송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산업생산 경제지표 개선은 원유 수요가 증가한다는 의미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CMC마켓의 마이클 맥카시(Michael McCarthy) 시장전략가는 앞서 “이날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지표는 (원유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산업생산, 소비 판매 반등이 유가 상승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추가 부양책, 코로나19 백신 배포, 중국발(發) 수요 증가 기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 감산 등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재료가 시장에 가득하다고 진단했다.
마가렛 양 데일리FX 전략가는 “원유 가격은 수요 낙관론과 OPEC플러스(+)의 산유량 억제 그리고 새로운 부양책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유가 추가 상승을 점쳤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 제한 소식도 유가의 상승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오는 4월부터 북아시아 4개국에 대한 원유 공급 규모를 최대 15% 줄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은 유가 상승세에 맞춰 올해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상반기 유가가 배럴당 75달러, 하반기에는 8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00달러 돌파를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