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부부, KAIST에 200억 강남 건물 기부

삼성브러쉬 장성환 회장(92)과 안하옥(90)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쾌척했다. 이 부동산은 580㎡(175평)의 대지 위에 건축된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이다.

14일 KAIST는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장 회장 부부가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실질적 기부 절차는 지난 2일 해당 부동산 명의이전 등으로 완료됐고 지난 13일 기부 약정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 부부는 앞서 KAIST에 350억원을 기부한 김병호·김삼열 부부와 이웃으로, 이들의 기부 사연과 취지에 공감해 KAIST에 기부를 결정했다.

황해도 남촌에서 7남매(아버지 장수근, 어머니 이일래) 중 셋째로 태어난 장성환 회장은 18살에 월남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고학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이후, 무역업에 일찍이 뛰어들어 화장품 용기 제조 회사를 일으킨 뒤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시켜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고학생으로 공부하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감했던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고 나니, 우리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되어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며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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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안씨는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서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며 "우리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되어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 총장을 직접 만나 KAIST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KAIST가 세계 최고대학으로 성장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며 "이광형 총장의 학교 경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AIST는 장 회장 부부의 뜻에 따라 해당 부동산을 우수 과학기술 인재양성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장성환 회장(왼쪽)과 안하옥씨 부부. [사진=KA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