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0 디지털 전환', 180조 투입해 '점유율 20%' 세계 반도체 공장으로

2021-03-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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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펀드' 20% 투자해 미·중으로부터 '디지털 주권' 되찾아온다

유럽연합(EU)이 '디지털 경제' 전환을 위한 닻을 올렸다. 유럽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생산하는 '반도체 공장'이자, 250개 유니콘 기업의 본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EU집행위원회는 '2030 디지털 컴퍼스'(2030 Digital Compass)란 이름의 장기 산업 로드맵을 공개하고 향후 10년간 유럽의 디지털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EU집행위원회]
 
해당 로드맵은 지난 2019년 발표한 EU 공동의 경제 회복 계획인 '그린딜'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계승·발전한 '그린 리커버리'의 일환이다.
 
EU는 그린딜 계획에서 2050년 탄소중립(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0)을 목표로 '녹색 전환·디지털 전환·공정 전환'의 세 축을 EU의 미래 성장 전략으로 삼았다.
 
지난해 8월 EU는 코로나19 사태로 각 회원국이 입은 경제 타격을 복구하기 위해 1조8000억 유로 규모의 'EU 경제회복기금'(코로나 펀드)을 조성했다.
 
해당 기금 중 회원국들에 대한 직접 지원금 등을 제외한 6725억 유로는 경제·사회 복구와 구조 개편을 위해 2021~2027년에 걸쳐 사용하며, 이 중 20%(1345억 유로·약 182조원)는 디지털 전환 사업에 할당했다.
 
2030 디지털 컴퍼스 계획은 △기술 숙련 인력 양성 △디지털 인프라 구축 △디지털 비즈니스 전환 △공공서비스 디지털화 등 크게 4부분으로 나뉜다.
 
이번 로드맵은 분야별 핵심 목표와 원칙을 공개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포함하지 않았다. EU집행위는 올여름 중 해당 계획을 운영할 디지털 정책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올해 말까지 기관 간 선언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EU집행위원회]

 
특히, 이번 발표에서 주목을 받았던 부분은 2030년까지 EU의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점유율을 최소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였다.
 
과거 2000년 24% 수준이었던 EU의 반도체 생산량 점유율은 2020년 기준 10%를 하회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 등의 파운드리 업체에 반도체를 위탁 생산 하면서 점유율이 크게 줄어든 여파다.
 
WSJ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집행위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반도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율주행, 인더스트리 4.0, 스마트폰,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 첨단 제품의 공급사슬에서 시작 지점에 있다"면서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에서 다른 국가와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0일 블룸버그는 티에리 브레튼 EU 내부시장담당을 인용해 "네덜란드의 ASML과 NXP세미컨덕터스, 독일의 인피니언 테크롤로지스 등의 EU 내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가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에 치중했다"면서 "반도체 기술 분야를 넓히는 동시에 생산 공정 기술을 5㎚(나노미터)에서 2㎚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8일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독일 경제에너지부의 주도로 EU 19개 회원국 간의 반도체 산업 연합을 결성하고 500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해, 해당 사업이 2030 디지털 컴퍼스와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외에도 EU 집행위는 2025년까지 유럽의 첫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 2030년에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한 EU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클라우딩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럽 지역 내 1만개의 클라우딩 서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활용한 기업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2030년까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의 수를 250개 이상으로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리고, 전체 기업의 4분의3, 중소기업의 90% 이상이 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하는 등 최소 수준의 디지털 전환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공공 서비스와 개인 분야에서는 시민 80%에 대해 디지털 신분증(eID)를 발급하고 전 지역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밀집 도시 지역에는 5세대(5G) 통신망을 구축한다. 전체 성인의 80% 이상은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 조작법을 익히고 2000만명 이상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도 양성하는 등의 디지털 인력 양성 방침도 세웠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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