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고 있지만, 적합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여성 인재에 대한 관심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원하는 이사의 조건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여성 이사를 영입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조건은 ‘전문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현황에 대해 잘 알고, 기업의 전략과 비전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을 찾는다”고 밝혔다.
내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최근 기업들이 백방으로 사외이사로 모실 여성 인재를 찾고 있지만, 원하는 인재상이 같다 보니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 사외이사 재목으로는 꾸준히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나 사업 관련 부서의 현역 관료·법조인 등이 인기가 높다.
실제로 적합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는 현대자동차와 LG하우시스 등을 들 수 있다.
현대차가 이번에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는 한국 항공우주학회 최초 여성 이사이자, 국내 최초 미국 항법학회 이사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은 현대차에 제대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LG하우시스의 경우 서수경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서 교수는 국내 교수 최초로 아시아 실내디자인학회 사무총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고부가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LG하우시스의 목표와 딱 맞는 인사다.
하지만 학계와 법조계도 모두 여성 비율 자체가 낮고, 그 중에서도 능력있는 인재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는 것이 인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미 여성 이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 상 사외이사는 재선임까지만 가능하며, 임기도 재선임을 포함해 최대 6년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당장은 기존 여성 이사를 재선임한 기업들도 3년 뒤에는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능력과 명성을 갖춘 여성 인사가 절대적으로 적다”며 “자산 2조원을 갓 넘긴, 규모가 비교적 작은 기업일수록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