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新 트렌드]짧거나, 길거나...호캉스 '시간'도 취향대로

2021-03-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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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에 계속 순환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김다영씨는 최근 호텔 재택근무 패키지를 이용했다. 다영씨는 "점점 집 안 생활에 지쳐가던 때, 당일 호캉스 상품을 알게 됐다. 이용해보니 굳이 1박을 할 필요 없이 짧게 리프레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종종 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1년 넘게 집콕생활을 해야 했던 주부 이미희씨는 최근 아이와 함께 호캉스를 즐기고 돌아왔다. 최대 30시간까지 호텔 안에서 머물 수 있는 호캉스 상품을 발견해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미희씨는 "과거 호텔에서 1박을 머물려면 체크인 시간은 늦고, 체크아웃 시간은 빨라 아쉬웠는데, 최근에 검색하다가 얼리 체크인과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한 패키지가 있어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바디프랜드 디럭스 [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 제공]


호캉스를 즐기는 취향에 '시간'도 포함되는 시대가 됐다. 코로나19 장기화가 만든 이색 상품이다.
특히 1박을 하지 않고도 호캉스의 장점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이른바 '숏캉스' 패키지는 직장인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과거 일부 호텔이 '숏캉스' 상품을 판매한 적이 있었지만, '대실'이 특급호텔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여론과 함께 객실 청소를 책임지는 인력도 역부족인 터라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에 호텔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호텔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롱캉스' 상품도 등장했다. 일주일부터 한 달까지 오래 머물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호텔에도 예약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짧고 굵게 즐긴다 '숏캉스'
숏캉스가 등장한 배경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멀리 떠나지는 못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호텔에서 확실한 행복과 여유를 즐기라는 취지다. 또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호텔에서 업무와 휴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마케팅 목적도 있다. 
 
재택근무 패키지를 가장 먼저 선보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6시간 동안 짧지만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숏캉스' 패키지를 오는 3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서울 지역 4개의 글래드 호텔(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마포,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글래드 라이브 강남)에서 이용 가능한 이 패키지는 객실에서 6시간 동안의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 한정으로 예약 가능하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예약 시 매일 선착순 1팀 한정으로 바디프랜드의 허그체어 2.0이 세팅된 '바디프랜드 어벤저스' 객실을 제공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는 12시간 스테이를 포함하는 '데이케이션(Day+Vacation) 패키지'를 내놨다. 투숙일 오전 8시부터 당일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동안 이용 가능한 패키지다. 객실 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스낵과 음료 세트도 포함한다. 클럽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 2잔 세트, 또는 닭강정과 소프트 드링크 2캔 세트 중 선택할 수 있다.

특히 AI 인공지능 배달 로봇 '코봇'이 객실까지 스낵과 음료 세트를 배달하는 언택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패키지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에 한해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은 제외된다. 

머큐어 서울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는 'D.I.Y 8시간 스테이 위드 고메(Stay with Gourmet) 패키지를 선보인다. 체크인으로부터 8시간 스탠다드 객실과 함께 1층 '엠카페'에서 순살치킨 1인 세트, 비프 버거 1인 세트 중 택 1 식사, 또는 테이크 아웃해 즐길 수 있다.

체크인은 오전 8시부터 언제든 가능하며 자정 전에 체크아웃해야 한다. 패키지 운영 기간은 3월 31일까지.
 
좀 더 여유로운 휴식 '롱캉스'
롱캉스 패키지를 판매하는 곳은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이다. 한 달 장기 투숙 '방만빌리지 패키지'를 선보이는 것이다. 

2월 말(2월 28일까지 체크인)까지는 시범적으로 30만원대에 일주일 동안 묵을 수 있도록 판매하기도 했다. 웬만한 서울 특급호텔 1박 가격으로 특급호텔에서 투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만빌리지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은 침구류 교체와 객실 클리닝(주 2회) △라 따블 레스토랑 & 르 바 20% 할인 △드라이클리닝 30% 할인 △코인세탁실 세제 무료 이용 △헬스장 무료 이용 △대욕장 무료 이용 △24시간 짐 보관과 무료 주차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손 하나 까딱 하지 않고 쾌적한 호캉스를 무려 1달이나 누리게 되는 셈이다. 

과거 호캉스 하면 오후 3시에 체크인한 후 다음날 오전 11시에 체크아웃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하루는 24시간인데, 호캉스 1박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1박에 무려 30시간이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품도 있다. 

소노호텔&리조트다. 1박에 30시간이니 허둥지둥 체크인하러 달릴 필요도, 다음날 마음 급하게 짐 챙겨서 나올 필요도 없다. 3월부터 4월 말까지 이용 가능하지만, 판매는 2월 초 2주만 한정적으로 이뤄졌다.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도 서울에서 호텔 장기 숙박이 가능한 '슬기로운 호텔 생활' 객실 패키지를 판매한다. 최소 7일부터 최대 28일까지 1주일 단위로 예약할 수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장기 투숙객을 겨냥한 '롱텀 스테이(Long-term Stays)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호텔 또는 리조트 객실 1실과 식음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익스플로러 2인 1회 이용과 보드게임 공간 '모드락' 1회 이용권,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더 리빙 팩토리'의 모닝 식기 세트 1개를 준다.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도 '롱 스테이 패키지'를 내놨다. 최소 7박부터 고객의 일정에 따라 최대 30박까지 예약 가능하다.

이처럼 호텔 트렌드는 환경에 따라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무인 키오스크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한 호텔업계는 비대면 로봇까지 도입하며 '언택트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호캉스 트렌드가 변화하고 확장하는 것 역시 환경 변화가 큰 요인이다. 앞으로 어떤 호캉스 트렌드가 등장하게 될지 관심있게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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