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참여가 허용된 차세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구축사업이 이달말 발주된다. 상반기 사업자가 선정되면 하반기부터 오는 2023년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2025년까지 공공기관의 자체조달시스템과 단계적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2일 조달청은 상반기 사업착수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의 발주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2013년부터 공공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안보·신기술 사업 등을 제외한 공공 SW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해 왔지만, 이번 사업은 대기업 참여가 허용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까지 디지털신기술 기반 전면 재구축…"고난도 인정돼 대기업참여 허용"
이처럼 더 엄격해진 대기업 참여 심의를 통과한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은 오는 2023년까지 노후 시스템을 디지털신기술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고 공공기관의 자체조달시스템을 통합하는 사업이다. 조달청은 관계부처와 총사업비 협의를 진행 중이며, 사업비를 확정하는대로 사업을 조기 발주해 상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해 본격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강성민 조달청 조달관리국장은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이 대기업 참여를 인정받아 대기업간의 (사업 참여를 위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도 "추진과정에 우수 중소기업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국산 SW가 많이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뉴딜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구축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은 지난 2018년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세웠고, 2019년 총사업비 2671억원, 비용편익비율(B/C) 1.21, 종합평가(AHP)점수 0.69 등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작년 이 사업을 위한 초기분석·설계(ISMP)가 진행됐고 이달부터 6월까지 사업발주와 사업자선정·계약이 진행돼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실제 구축이 추진될 예정이다.
조달청은 이 사업에 대기업을 참여시키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기업 참여 허용을 신청했고, 심의결과 대기업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조달청은 "나라장터는 국가재정지출 핵심 인프라로서 차세대 사업이 다수 시스템을 통합·연계하고 신기술을 선제 적용하는 고난도 사업임을 (심의위원회로부터) 인정받아 대기업 참여가 허용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복잡성·신기술 활용' 사유로 대기업참여 원한 교육부 4세대 나이스는 불허
다만 이 설명만으로 차세대 나라장터 구축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 기준이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유사한 사유로 발주처가 대기업 참여 허용을 신청한 공공 SW사업에 여러 차례 '불허'를 통보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교육부가 추진해 온 '4세대 지능형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 구축사업' 얘기다.
당초 4세대 나이스 구축사업은 전국 1만1000여개 초·중·고교, 교육부, 시·도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과 400여개 대학·전문대학에서 사용 중인 3세대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기 위한 사업비 2000억원대의 중대형 사업으로 기획됐다. 당시 교육부는 이 사업의 시스템 규모, 중요도, 복잡성과 클라우드·인공지능 등 신기술 활용으로 대기업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작년 2월부터 8월까지 과기정통부에 4세대 나이스 구축사업의 대기업 참여 허용을 네 차례 신청했다. 하지만 당시 이를 심의한 심의위원회는 네 번 모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교육부는 결국 이 사업을 대기업에 맡기길 포기하고, 사업관리조직(PMO) 용역, 응용SW개발 1·2단계, 인프라 구축 등으로 분할발주해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사업비 56억5000만원의 4세대 나이스 구축 사업 PMO 용역사업은 한 차례 유찰된 뒤 연말께 삼정회계법인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또 작년 12월 사업비 82억4800만원의 4세대 나이스 구축 응용SW개발 1단계 사업은 지난달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앞으로 700억원 이상 규모로 2단계 사업이 발주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