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2022년 중국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보이콧’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여부에 ‘보이콧’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불참과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를 묻자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 미국 올림픽 위원회부터 지침을 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일 브리핑 당시 “베이징올림픽과 관련해 입장이나 계획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사키 대변인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 온 만큼 이번 언급은 변화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미국 측의 이런 변화가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對中)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포착된 만큼 베이징 올림픽이 미·중 패권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일부 국가와 인권옹호단체들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족 학살, 홍콩탄압, 대만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의 동계올림픽 개최권 박탈 또는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신장 관련 국제사회의 지적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미국 등 서방국가가 “스포츠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을 향해 “일부 서구 국가가 신장의 인권을 구실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발전을 파괴하려고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높아지는 對中 견제 목소리···美 압박 본격화되나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수급 구조에 문제점을 드러낸 중요 품목의 공급망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반중(反中) 전선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반도체 칩,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 사슬에 대해 100일간 검토를 진행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품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과 함께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분야의 핵심이다. 아울러 반도체 등 기술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에 목적을 둔 행보로 바이든 행정부의 반중 전선 일환으로도 분석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해 “미국 산업이 외국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나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로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과 맞물려 정부 주요 인사로 내정된 인사들이 인준 청문회에서 연이어 대중(對中) 견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거란 전망이 거세졌다.
타이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에서의 약속을 중국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며 “중국이 해당 합의를 성실이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지우기’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대중 무역정책 기조는 기존의 강경기조를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트럼프 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타이 지명자는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부과했던 수입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철폐 여부를 묻자 “관세는 무역정책을 위한 합법적 도구이자 공정 무역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 부과했던 관세 조기 해제에 대해서도 “과잉 생산 문제에 대처하겠다”며 관세 해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정부 때와 달리 동맹들과 연계된 더욱 체계적으로 강화된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타이 지명자는 “중국에 대항한 동맹의 연합전선을 보여주기 위해 국제적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건하는 것에 노력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행정부가 불신했던 세계무역기구(WTO)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