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26일에는 국내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첫 접종이 이뤄진다"며 "같은 날,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화이자 백신 11만 7000회분이 우리나라에 도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물량은 곧바로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인들에게 접종될 것"이라며 "첫 접종 대상자들의 의향을 확인한 결과, 94%가 접종에 동의해 주실 정도로 초기 단계의 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총리는 "성공적인 백신 접종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 며칠 전 의사협회가 국회의 의료법 개정 논의에 반발해 총파업 가능성까지 표명하면서 많은 국민들께서 우려를 하시도록 만들었다"며 "더구나 교통사고만 내도 의사면허가 무조건 취소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탄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9일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에 대해 면허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20일 즉각 성명을 내고 "(의사면허 취소) 법안이 통과된다면 의협 회원들의 극심한 반감을 일으켜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 보이콧(거부운동) 의사를 시사한 셈이다.
이에 정 총리는 "특정 직역의 이익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며 "만약, 이를 빌미로 불법적인 집단행동이 현실화된다면 정부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의협이냐"며 "정부는 국민의 헌신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집단행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성공적 백신 접종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때"라면서 "만일 의협이 불법 집단행동을 현실화한다면 정부는 망설이지 않고 강력한 행정력을 발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 총리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물 백신', '접종 거부' 등 용어가 등장하는 데 대해서도 "백신은 과학의 영역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국가의 중대사이기도 하다"며 "백신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일은 자제해 주시고, 순조로운 접종을 위해 사회 각계 모두가 힘을 보태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이달 말 들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건수가 줄고 있어 다행"이라며 "농식품부(농림축산식품부)는 그간의 현장 건의를 수용해 15일부터 살처분 기준을 발생농장 반경 3km에서 1km 이내로 조정했다. 이런 기준 완화가 유지되려면 철저한 방역으로 농장 간 바이러스 전파를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농식품부와 지자체는 이번 조치로 방역에 자칫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총력을 다해주시고, 계란 수급 상황도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