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4공급대책과 설 연휴 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일부 수요층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양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4% 올라 지난주 대비 0.03%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는 각각 0.16%, 0.14% 상승했다.
그러나 2·4대책 전까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서울 아파트 단지 중 일부에서는 가격이 하락한 거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1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세금 회피 움직임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공덕4차 전용면적 59.9㎡는 지난 10일 12억4700만원(12층)에 팔렸다. 지난달 20일 같은 면적이 12억5500만원(6층)으로 역대 최고가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8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서초구 서초동 마제스타시티(힐스테이트서리풀) 전용 59.97㎡는 2·4대책 이후인 지난 8일과 18일 각각 16억1000만원(7층)과 16억2000만원(11층)에 팔려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16억2500만원·10층)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소폭 증가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일 전(2월 1일)보다 1.4% 늘었다. 이 기간 구로구(6.3%)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은평구(6.1%), 강북구(5.3%), 광진구(5.2%), 노원구(5.1%), 동작구(5.0%) 등 순이다.
다만 서울, 신도시, 경기·인천 내에서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에 위치하거나 저평가 이슈가 있는 지역에서의 상승폭은 여전히 높아, 집값 안정화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또 단기 급등했던 전세가격도 가격 부담이 커지며 5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0.10% 이상의 높은 주간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어 안정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2·4 공급대책의 구체적인 공급대상 후보지가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에서의 신규 매입은 현금 청산된다”며 “이 때문에 청산 가능성이 낮은 신축아파트가 아니라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2·4 공급대책에 따른 시범지역이 확정되거나 법적인 권리관계 내용들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