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보이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21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개인 투자자의 중국 주식 매수 결제 규모는 6억12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수 결제 금액인 23억4100만 달러의 26.14%에 달하는 규모로 새해 들어 약 한달 반 만에 지난해 전체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중국과 홍콩 증시 상승률도 비교적 높다. 올해 홍콩 H지수 상승률은 12.14%,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8.19%로 미국 나스닥 지수(7.58%), 한국 코스피 지수(7.42%)보다 높다. 코스피가 상승랠리를 멈추고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1.26% 하락하는 동안에도 H지수는 7.34% 올랐고 상해종합지수는 2.77%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중화권 증시 호조 배경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을 꼽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경제 부상에 따른 IT 수요 확대와 이에 따른 수출 경기 반등을 중화권 증시 호조 원인으로 들 수 있다"며 "또 중국 내 코로나19 안정적 관리를 통한 경기 개선 지속,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는 점도 증시 호조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중국 주식 종목은 융기실리콘자재다. 순매수 규모는 3746만 달러다. 융기실리콘자재는 태양광 웨이퍼 제조사로 지난 2019년 단결정 웨이퍼 판매량 47억200만장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던 중국 GCL을 제쳤다. 지난 2015년부터 뛰어든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는 2019년 7294㎿ 판매량을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다.
김미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융기실리콘자재에 대해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및 발전 구조 전환 추이 속에서 태양광 시장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지리자동차로 순매수 규모는 1억689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향후 중화권 증시 전망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긴축 우려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내수 회복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연구원은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소매 판매 증가율은 28.7%를 기록했는데 기저효과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기대 이상의 수준"이라며 "그동안 중국 경기 회복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내수 부문이었음을 고려할 때 춘제 소비 호조는 경기 반등이 속도를 더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