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매의난'으로 급등했던 한진칼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증권가는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지분매각을 않겠다는 약정을 맺은 듯보인다며 당분간 지분매각을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약정이 깨지면 주가 하향세가 보다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3자연합이 약정을 유지한다면 향후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주가가 뛸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가운데 어느 한쪽도 한진칼 지분 과반을 확보하진 못한 상황이어서다.
언뜻 많이 오른 것 같지만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20일엔 11만1000원까지 급등한 바 있다. 17일 종가는 최고점에서 5만2200원(47.02%) 하락한 수준이다.
한진칼 주가가 60층도 사수하지 못하게 된 건, 경영권 분쟁이란 재료가 사실상 사멸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한진칼 주총 주주제안 기한인 지난 10일까지 사측으로 제안서를 발송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3자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한진칼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조원태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48%에 달하는 반면, 3자연합 지분율은 41%를 하회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부장은 "3자연합이 서로 지분을 못 팔도록 약정을 맺은 듯하다"며 "약정이 깨져 누구 한 명이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주가는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 한쪽의 지분이 50%를 넘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3자연합 측이 분위기를 반전할 목적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양지환 부장은 "3자연합에서 상황 반전을 위해 지분을 더 산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주가는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미 의결권은 작년 말 기준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지금은 굳이 살 이유가 없다. 지분 추가 매입은 장기적으로 가져갈 문제"라고 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3자연합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분을 팔 수 없게끔 협약을 맺었는지 여부는 말해주기 어렵다. 비밀유지협약 위반이다"라며 "다만 어떤 연유에서든 당장 팔 계획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