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설에 쿠팡 인수설 솔솔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초 임일순 대표이사 사임 이후 연태준 부사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사 운영에 적합한 후임자를 물색해 접촉하고 있다는 방침이지만, 늦어지는 인선에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이번 미국 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두둑하게 챙길 쿠팡이 거론된다. 그동안 '한국의 아마존'을 자처한 쿠팡이 지난 2017년 유기농 식품 전문매장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한 아마존의 전례를 좇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아마존은 당시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온라인 식료품 배송사업인 아마존 프레시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한 옴니 채널 전략을 구사했고, 그 결과 홀푸드 마켓의 점포 수는 인수 당시 460개에서 500개로 늘었다. 아마존은 이외에도 무인 마켓 '아마존고(GO)' 등 오프라인 매장을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설에 대해 "시장의 루머에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쿠팡, 홈플러스 인수 현실화 가능성은
홈플러스 매각 의지는 차치하더라도 쿠팡이 인수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쿠팡이 이번에 뉴욕 증시 상장으로 확보하는 투자금과 홈플러스 희망 매각가 차이다.
쿠팡은 이번 뉴욕 증시 상장으로 1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는 홈플러스 예상 매각가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무려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에 홈플러스를 매각할 경우 매각 희망가는 최소 8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만약 쿠팡이 기업공개(IPO) 흥행으로 당초 예상보다 큰 투자금을 확보하더라도 홈플러스를 인수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범석 의장은 한국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지만, 일각에서는 대부분 투자금을 해외망 구축에 쓰는 바람에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은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많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고서에도 투자금을 어디에 쓸지 아직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았다.
쿠팡은 이번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이번 자금유치 목적은 A급 보통주를 시장화하는 것"이라며 "남은 수익에 대해 용처를 확실하게 명시할 수는 없지만, 운영자본과 비용, 자본 지출을 포함한 일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는 "보완기업과 제품, 서비스 또는 기술에 대한 인수와 전략적 투자를 위해 수익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는 자재 인수나 투자에 쓸 계획이 없지만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