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이 너무 많아 설도 못 쇠고 다들 공장에 남아 특근 중이다."
일주일간 춘제(중국 설) 연휴에도 쉴새없이 바삐 공장을 돌리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 말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연휴기간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도시에 머물도록 하면서 예년보다 공장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었다. 특히 경기가 호황세를 보이는 리튬전지, 태양광, 가전업계에서 두드러졌다고 중국 상하이증권보는 17일 보도했다.
리튬배터리 업계가 대표적이다. 전기차 판매 호황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량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왕'으로 불리는 닝더스다이(寧德時代, CATL)는 이미 춘제 연휴기간 특근을 적극 장려한다며 정상적인 제품 출하를 위해 특별 보너스도 지급하기로 한 상태다.
CATL은 이달 초 최대 5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라인 확대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연휴 기간 광둥성 신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토지 평탄화 작업에도 돌입했다.
배터리 기업 생산량이 늘어나니 리튬 등 배터리 소재 공급난도 벌어졌다. 이에 당성커지(當升科技), 다오스지수(道氏技術), 샤우신넝(廈鎢新能), 샹탄뎬화(湘潭電化), 산산구펀(杉杉股份) 등 리튬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연휴 기간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중국 신에너지 경기 호황 속 태양광 업계 공장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 1위 태양광업체 룽지구펀(隆基股份, 론지솔라)의 닝샤자치구 인촨 공장에선 연휴 기간 직원의 절반인 4000여명이 특근을 서며 공장을 돌렸다. 시안 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공장 관계자는 "오는 2, 3분기까지 주문이 밀려있다"며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선 일선 노동자들이 24시간 순환 근무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태양광 산업은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전체 태양광에서 신규 증가한 설비용량만 48.2GW로, 전년 대비 60% 늘었다. 2017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중국 태양광 신규설비 용량이 많았던 해다. 올해 신규 설비용량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55~65GW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중국 가전업체들도 급증한 해외 주문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칭다오 하이얼 에어컨 공장은 연휴 기간 쉴새 없이 돌아갔다. 하이얼 측은 특근 추가수당 이외에 2000위안씩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현지 정부 관계자는 해외 주문량 증가로 각 기업들이 춘제 연휴에도 쉬지 않고 공장을 돌리면서 연휴 기간에도 생산량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코로나 금족령' 中 경제엔 '호재'···1~2월 산업생산 40%↑ 전망
매년 춘제 연휴가 다가오면 중국 대륙은 연휴 전후로 한달 넘게 경제활동이 사실상 멈추고 30억 인구 대이동이 나타난다.
각지 공장들은 가동을 멈추고 농민공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간다. 연휴가 끝나도 복귀하지 않는 인력이 태반이라 생산 조업량은 평소보다 크게 위축된다. 춘제 연휴가 끼여 있는 1~2월 수출입이나 생산·투자 활동이 평소보다 20% 가까이 둔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메이신위 중국 상무부 연구원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금족령'으로 고향을 가지 못해 유감이지만, 사실 경제엔 호재"라고 진단했다. 다들 도시에 머물면서 중국 동부·중부 산업단지 내 휴업하는 공장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휴업기간이 단축돼 춘제 연휴 직후 생산 활동도 빠르게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 연구원은 "1분기 경제지표도 매우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퉁증권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올해 1~2월 중국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7.3%)의 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