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자에 뚫린 육군 22사단,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또 먹통

2021-02-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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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철책 넘어 재진검문소까지 유유히 걸어와

군, 뒤늦게 확인 후 '진돗개' 발령해 세 시간만에 검거

16일 탈북자 1명이 육군 22사단 관할 철책을 넘어 제진검문소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세 시간만에 붙잡혔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고성 육군 22사단 'GOP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또 먹통이 됐다.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이 철조망을 월책해 귀순 때 먹통이 된 이후 석 달만이다.

16일 군 관계자는 아주경제에 "해당 남성은 북한에서 육상을 통해 우리 측으로 내려왔다"며 "해당 사단 관할인 철책을 넘어 이날 오전 오전 4시20분께 금강통문 옆 제진검문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진검문소에 오려면 반드시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이 설치된 철책을 넘어야 한다"며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이 월책할 당시와 마찬가지로 광망이 울리지 않아 (육군 22사단이) 뒤늦게 안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육군 22사단은 북한 남성이 제진검문소 CCTV에 포착된 뒤 진돗개를 발령했다. 진돗개는 적의 침투가 예상되거나 무장 탈영병이 발생했을 경우 발령되는 전투대비태세다.

게다가 육군 22사단은 이날 북한 남성 신병을 CCTV 확인 후 세 시간만에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22사단이 최초 경계 작전에 실패하자, 뒤늦게 진돗개를 발령 전투대비태세를 갖춰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동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신원 미상자를 폐쇄회로TV(CCTV)로 식별한 후 해당 지역에 작전병력을 투입해 수색작전을 벌였다"고 확인했다.

또 다시 먹통이 된 광망 센서는 흔들림 감지 외에도, 적(敵)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하중(누르는 힘)이 느껴질 때 역시 작동한다.

지난해 '육군 22사단 월책 허용 사건' 당시 김성도 육군 본부 군참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GOP(일반전초)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경보가 울리지 않은 원인은 월책시 철주(철제 기둥)를 이용함에 따라 광망에 일정 수준의 하중이 가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또 상단 감지 유발기에 하중이 가해졌으나 기능상 결함(나사 풀림)으로 인해 정상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육군 22사단이 위치한 동부전선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설치 및 유지보수와 관련된 업체 관계자들은 "상단 감지 유발기에 기능상 결함이 생기면, 해당 부대 '관제센터'에 미작동 또는 오작동 신호(시각, 청각)가 반드시 감지된다"며 "나사 풀림으로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면 관제센터에서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육군 22사단은 2012년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에 이어 지난해 북한 남성에 월책을 허용한 곳이다. 사건 당시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인 광망(철조망 감지센서)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고, 군 당군은 또 다시 수십억원을 들여 육군 22사단 광망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원인철 합참의장은 당시 전비테세검열실을 급파해 사건 현장 조사를 지시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인 조사 결과 발표를 거부하고 있다. 전례를 찾기 드문 일이지만, 야전에서 작전통으로 명성이 높았던 서욱 국방부 장관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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