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때마다 증가했던 이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덮친 지난해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의 이혼은 9만7331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0만1662명 대비 4.2% 줄었다.
2019년 연간 이혼건수는 11만831명이며, 2020년 월별 이혼 건수가 7000~9000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으로도 2019년 대비 이혼 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카드대란이 발생한 2003년에는 이혼건수가 16만6617건으로 통계 집계 이래 건수로 최다를 기록했다. 증가율도 2002년의 14만4910건 대비 15% 증가해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
1998년과 2003년 사이의 이혼건수 증가율은 1999년 1.0%, 2000년 1.7%, 2001년 12.7%, 2002년 7.7%였다.
이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연속 감소하던 이혼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2만3999건으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이후 2019년까지는 이혼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증가하더라도 증가율이 3%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로 경제 상황은 IMF 경제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만큼 타격을 입었으나 이혼건수는 줄었다.
다른 경제위기 때와 달리 코로나19 위기에서 이혼건수가 늘어나지 않은 이유로는 결혼건수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법원 휴정 등이 거론된다. 또한 이혼은 주로 5년 미만 결혼 또는 20년 이상 결혼에서 비중이 높은데 최근 5년 이내 혼인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에 경제위기에도 이혼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거리두기로 행정적인 측면에서 이혼이 감소한 부분도 있다"며 "법정 휴정으로 이혼이 감소한 경향이 월별로 확인되고, 처리 지연으로 숙려기간이 길어져 이혼 의사가 달라진 사례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