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험연구원의 황현아 연구위원은 ‘보험법 리뷰’에 실은 ‘2020년 보험 관련 중요 판례 분석’ 보고서에서 이 판결이 ‘직접 증거’ 없이도 보험금 부정 취득 목적을 인정하고 보험계약을 무효로 결론을 내린 판례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대법원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을 인정할 직접적 근거가 없는 경우에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고 보고, 위와 같은 사안의 경우 부정취득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판단의 근거가 된 사정으로 ▲과다한 보험계약 체결 ▲단기간 내 집중적 계약 체결 ▲거액의 보험금 수령 ▲기존 계약 및 보험금 수령 관련 고지의무 위반 ▲입퇴원 횟수 및 기간 ▲기타 정황 등을 꼽았다.
두 사건 모두 피보험자인 아내가 미심쩍은 경위로 사망한 사건에서 수십억대 보험금 수익자인 남편이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은 파기환송심의 살인죄 무죄 판결에 검찰이 상고했지만 무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오도 사건의 경우 피고인 남편이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은 보험금을 두고 민사소송 13건이 진행 중이며, 금오도 사건은 남편이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가 보험금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며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황 연구위원은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민사재판에서도 보험계약 부정 취득 목적을 부정, 보험계약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며 “형사재판에서 증거가 불충분해 무죄가 선고됐다 하더라도 민사에서 요구되는 (부정 취득 목적) 입증의 정도는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계약자 A의 소송에서 대법원은 직접 증거 없이 과다 계약, 단기간 집중 계약, 거액 보험금 수령 등 정황으로 부정 취득 목적을 인정했다.
황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작년 3월 대법원 판단의 취지를 따른다면 캄보다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과 금오도 사건에서도 부정 취득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면서도 "살인 혐의와 연계된 사안이기에 민사재판부도 부정 취득 의도를 기존 판례보다 더 엄격하게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