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시는 전날 공고를 통해 '디지털왕푸징 빙설소비제'를 개최한다며 시민 5만명에게 200위안(약 3만원)씩, 총 1000만 위안어치의 디지털 위안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베이징 후커우(戶口·호적)가 없어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진행된 공개 테스트의 경우 해당 지역의 후커우가 있는 시민들만 대상자였다. 징둥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징둥 공동구매 플랫폼인 징시 앱에서 7~8일까지 신청을 받고 10일 추첨 결과가 공지될 예정이다.
당첨된 이들은 오는 10일 저녁 9시(현지시간)부터 18일 0시까지 베이징의 빙설소비제에 참여한 1만여 개 지정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디지털 위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베이징시가 수만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본격 시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베이징 펑타이구에 소재한 카페 '만마오커피(漫猫咖啡·MANCAT COFFEE)'에서 디지털 위안화 비공식 테스트는 진행한 바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인해 하루 세자릿수에 달했던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달 25일부터 서서히 감소하다가 최근 급감하는 추세다. 하지만 완전히 통제하지 않은 만큼, 중국 당국은 방역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중국 지방 정부는 잇달아 '주디궈녠(就地过年, 바로 여기서 춘제를 쇠라)'을 제창하며 지역 거주민의 춘제 연휴 이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베이징뿐만 아니라 이보다 앞서 테스트를 진행했던 쑤저우시에서도 지난 5일 디지털위안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위안-쑤저우 녠훠제(年貨節·설맞이 용품 할인행사)' 행사 일환으로 시민 15만명에게 각각 200위안씩, 총 3000만 위안 상당의 디지털위안을 배포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초부터 디지털위안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 사태가 촉진제가 됐다. 사람들이 종이돈 사용을 꺼리게 된 데다가, 전 세계 경기 침체 속 양적완화 기조가 확산되면서다.
아울러 디지털화폐를 활용한 효율적인 통화정책 필요성도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 위안화로 자국 통화 영향력을 강화해 미국 달러 중심의 금융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있다.
올 들어 디지털위안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도입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최고 지도부들이 올해 디지털위안 사용 시험을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