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주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일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규탄,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혈세 7000억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원전 경제성을 조작해 조기에 폐쇄하고, (공무원들이) 관련 공문서 530건을 야밤에 삭제했다”며 “불법 삭제된 문건 가운데 북한 원전 건설 계획이 담겨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USB 안에, 산자부 비밀 작성 원전 건설 지원 문건 안에 한국형 경수로의 기밀이 담겼는지 끝까지 추적하겠다.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야권의 공세에 대해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김은혜 대변인은 “국민 궁금증 전체를 구시대의 유물로 몰아간 것이야말로 어디선가 많이 들은 레퍼토리”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격노한 대통령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2018년 그날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국민 앞에 진솔하게 설명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었던 것”이라면서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는 구시대의 잔재를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있는 그대로 ‘남한 원전 파괴, 북한 원전 건설’의 진실을 밝혀달라. 길은 먼데 있지 않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도 가세했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 31명은 이날 ‘남탈북원 게이트 우리도 고발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정말로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면 ‘이적죄’이고, 나아가 북한이 그 원전 시설을 이용해 과거와 같이 핵무기 개발을 하려 했다면 ‘여적죄’이다”고 했다.
초선 의원들은 “만약 정부와 여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원의 공소장을 입수해 팩트를 보도한 언론과, 국민의 시각에서 의혹을 제기한 제1야당을 고발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 두 가지 결론 가운데 유야무야될 타협점은 없다. 이는 명백한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 진실과 거짓의 싸움을 스스로 야기한 문재인 정권과 정부의 태도는 너무나도 추악하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특히 “여당은 ‘공작’ 취급 하고, 담당 공무원은 ‘신내림’이라 하며, 대통령의 참모는 전 정권에서 검토된 일이라 ‘전가’를 하고, 청와대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겁박’을 한다”며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했다.
‘조현병’이란 표현은 여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최인호 민주당 대변인은 “지금까지 민생문제에는 한마디도 없다가, 북풍 공작과 이념몰이에 힘을 모으고 나섰다. 또한 정치에 ‘조현병’이라는 병명을 들어 ‘비하’하려는 의도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며 “국민의힘은 관련 발언에 대해 당장 사과하고, 더 이상의 근거 없는 주장과 ‘망국적 색깔정치’, 선거에 활용하려는 뒤떨어진 구태정치를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쓴 ‘조현병’이란 표현은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문 대통령을 비판할 때 쓴 표현이다. 볼턴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적(schizophrenic)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계된 질문에 “본인(볼턴)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