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GS홈쇼핑 관계자들은 요즘 들어 자사의 깜짝 행보에 놀라는 일이 많다. 오래전부터 합병을 염두에 두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온 사업을 하나둘씩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구성원조차 "우리 회사가 이렇게 치밀하고 계획적인 회사인지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돌아보니 2018년 물류전문회사 GS네트웍스 출범부터 GS샵 디지털전환(DT) 가속화까지 모두 합병을 위한 큰 그림이었다.
GS리테일이 이번에는 합병에 앞서 흩어져 있는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쳐 통합몰을 만든다. 합병 전 GS리테일의 주요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해 온라인 사업의 토대를 만들고, 합병 후 모바일에 특화된 GS홈쇼핑을 탑재해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이 이번에는 합병에 앞서 흩어져 있는 온라인몰을 하나로 합쳐 통합몰을 만든다. 합병 전 GS리테일의 주요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해 온라인 사업의 토대를 만들고, 합병 후 모바일에 특화된 GS홈쇼핑을 탑재해 더 큰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오는 4월 GS리테일이 기존에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전용몰 'GS프레시', 헬스앤뷰티 '랄라블라',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를 하나로 합친 자체 통합 온라인몰 '마켓포'를 선보인다.
마켓포 운영은 GS리테일 이커머스 사업본부 내 신설한 M4운영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미 지난해 4월 마켓포 상표출원까지 마쳤다. 상표출원 범위는 △화장품 △가공식품 △신선식품·음료 △가전제품 △생활용품 △의류·가방 △배달업 등 넓다.
GS리테일 측은 "마켓포를 만드는 건 맞지만 GS샵이 합병 후 마켓포로 통합된다는 논의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치고 올라오는 쿠팡과 네이버쇼핑 같은 온라인 기반 거대 유통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적하려면 역량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최근 합병법인 설립 준비를 위한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양사의 '전략통'인 오진석 GS리테일 전략부문장(부사장)과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장(부사장)이 수장으로 합류했다. 존속법인인 GS리테일의 오프라인 강점과 소멸법인인 GS홈쇼핑 모바일 강점을 버무려 2025년 취급액 25조원의 '온오프라인 커머스 테크 리더'로 성장할 밑그림을 그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통합몰은 앞선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 유통 공룡들이 변화하는 언택트 소비트렌드에 따라 시도해온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트레이더스·신세계백화점·스타필드·스타벅스 등 계열사를 한 데 모아 'SSG닷컴'을 만들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롯데백화점·롯데홈쇼핑 등 7개 유통 계열사 통합몰인 '롯데ON(온)'을 꾸렸다.
두 회사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에 특화된 SSG닷컴은 지난해 폭풍 성장해 연간 거래액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3위권인 위메프와 티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다만, 온·오프라인 융합을 강조하며 도전한 기업 중에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 드물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실제로 국내 1등 유통기업으로 대표되던 롯데그룹의 '롯데온'은 출범 9개월이 지났지만 인지도, 매출, 시장점유율 등에서 성과가 미미하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시장은 롯데도 '롯데온'이 아닌 '롯데오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곳"이라면서 "올 7월에 통합하는 GS리테일은 늦어도 한참 늦은 출발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 잘 준비된 기업에는 기회가 되는 시장"이라면서 "GS샵과 통합한 후까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