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25주년 정웅인, "내가 못할 악역은 없다"

2021-01-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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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25주년인데 해보지 않은 역할이 거의 없긴 합니다만 멜로와 코미디에 욕심이 있어요. 제가 또 기회를 잡으면 잘 해냅니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배우 정웅인. 그동안 악역으로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던 그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뿐만 아니라 연극 ‘얼음’과 앞으로 OTT플랫폼 애플TV ‘파친코’ 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하며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늘 새롭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배우 정웅인은 최근 아주경제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활동계획을 전했다. 

지난 23일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극본 박상규, 연출 곽정환)이 20부작으로 종영했다. '날아라 개천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대변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정웅인은 '날아라 개천용'에서 극중 엘리트이자 야망 많은 대검 부부장 검사 장윤석에 분해 권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다가도 이후 박삼수(정우성 분), 박태용(권상우 분)과 협조하며 반전을 안기는 등 야망과 인간미를 동시에 보여줬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도 그렇고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길 바라는 간절함이 더욱 컸습니다"라며 "잘 마무리해서 다행입니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검사 장윤석은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센 권력을 가진 사람이죠. 하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무릎 꿇고 맞는 모습도 보이고 위축되다가 직장에서는 큰소리를 쳐요. 또 재심이라는 무거운 주제 속에서 마음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반성도 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며 "이번 캐릭터는 정말 잊지 못할 정도로 잘 그려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명품 악역' 연기를 선보여온 정웅인은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연기 인생 25년인데 내가 하지못할 악역이 있겠습니까"라고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악역은 연기적인 기본 바탕이 충분히 있어야 표현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악역을 할 때 특히나 그 인물의 희로애락에 집중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악인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주인공을 괴롭히기만해서는 요즘 시청자분들을 만족시킬 수 없죠. 그런 면에서 '장윤석' 검사가 악역이라면 후회 없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기존에 연기했던 악역과 이번 장윤석 역할의 차이점에 대해 "공적인 모습과 사적인 모습이 나뉘어서 입체감있게 보여지길 바랐는데 마지막에 태용에게 감화받고 옳은 선택을 하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만족도가 높았죠"라고 꼽았다. 정웅인은 "장인어른 앞에서는 꼼짝 못하고, 직장에 나가서는 큰소리 뻥뻥치고 쎈 척하는 극과 극도 잘 표현하고 싶었는데 윤석이 악역인지 아닌지 모호했다는 감상평을 보고 괜찮았구나 싶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대립과 협력을 오가며 적절한 긴장감을 자아낸 권상우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촬영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은 권상우에 대해 정웅인은 함께 출연한 권상우를 '참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참배우라는 게 연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라며 "연기 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데, 본인이 다쳐서 힘들었지만 스태프들을 아우르고 모두를 대하는 능력, 정말 짜증 내는 표정 하나 없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중도 하차한 배성우를 대신해 투입된 정우성에 대해서도 "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였죠. 일괄되게 끝까지 남들이 뭐라고 한들 자기 캐릭터를 유지하는 게 상당히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KBS2 드라마 ‘99억의 여자’, SBS ‘날아라 개천용’, KBS2 드라마 스페셜 ‘나들이’ 그리고 영화 ‘슈팅걸스’ 등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정웅인. 그는 이달 8일 개막한 2인극 ‘얼음’에서 냉철한 형사1을 맡아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정웅인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도전하는 한해였습니다. 또 새로운 도전의 발판을 만드는 한해기도 했습니다. 막상 지나고 나면 아쉬움은 잊혀지고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하게 시도한 것에 만족을 느낍니다”리고 고백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온 가운데 어느덧 연기 인생 25년이다. 그는 "연기는 어렵고 재밌어요. 저늘 저를 시험대에 세우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잘 단련이 되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라고 말했다.

25년간 연기 인생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정웅인의 캐릭터는 무엇일까? "사실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긴하는데 ‘세친구’ 웅인이가 사랑을 참 많이 받긴 했죠. 25년간 연기를 해보니 기억에 남는 캐릭터보다 지금 기억에 남는 사람은 장항준 감독인 것 같습니다. 장항준 감독이 저를 데뷔시켰죠. 그리고 ‘순풍산부인과’에 출연할 수 있게 해주신 김병욱 감독님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이렇게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현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작은 영화를 찍고 있고 곧 드라마 ‘파친코’ 촬영차 출국할 예정입니다”라며 “그저 이렇게 바쁘게, 연기자 정웅인으로서 다양한 과제를 받고 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주로 악역을 많이 맡아왔지만 멜로와 코미디에 욕심이 있어요. 기회를 잡으면 제가 또 잘 해냅니다. ‘파친코’는 제게 새로운 도전이죠. 국내와 다른 제작환경 촬영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설렙니다.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설명할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이민호씨, 윤여정 선생님과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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