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를 두 달 남짓 앞둔 공매도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의 개선안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도 필요하지만 실수로 인한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윤곽을 드러는 공매도 개선안의 초점은 처벌 강화와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사후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태료 수준이던 처벌 수위를 과징금 및 형사처벌로 대폭 강화하고, 공매도 감시 주기도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금융당국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던 실시간 잔고 및 매매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존에 공매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대부분의 사안이 포함된 수준이다. 예정대로 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공매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수준의 변화가 예상된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증권사들이 먼저 나서서 주문 실수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빌린 주식의 보유 여부를 확인한 뒤 매도 주문이 이뤄지도록 의무화하고, 금융당국이 나서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개선안에도 전산화 시스템 도입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서 차입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차거래를 사후 조작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해당 시행령에 따르면 조작이 불가능한 방법 중 하나가 전산화된 대차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계약 체결이다.
대차거래에 전산화된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계약 과정에서 주문 실수를 방지하는 효과와 함께 거래 내역은 별도 서버에 저장해 향후 불법 공매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공매도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박 의원이 제시한 방안과는 대상이 다르지만, 전산화된 시스템을 이용해 실수를 줄이고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결이 같다. 다만 금융당국은 기존 방식의 수기 거래도 허용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박용진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안은 적발 방식을 개선하거나, 처벌을 강화하는 사후 규제로만 이뤄져 있는데, 불법 공매도 자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사전 차단 방식으로서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제시한 것"이라며 "현재 개선안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경우 기존에 이용하던 수기 방식도 허용하고 있어 효과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형태의 시스템이든 비용은 결국 증권사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이 쉽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무차입 공매도가 대부분 주문 실수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