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핵심 조항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정해진 매뉴얼대로 엄격하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우선 현재 거리두기 체계는 주로 다중이용시설 내 집단감염이 확산했던 지난해 2, 3월 대구·경북 유행과 5월 이태원 클럽발 감염, 지난해 8월과 수도권 유행 패턴에 중점을 두고 설계한 것이다. 때문에 다중이용시설을 업종에 따라 단계별로 운영을 제한하거나, 집합금지를 시켰다"며 "이번 3차 유행은 개인 간 사적 만남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특성이 두드러지다 보니 현행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유행에서는 기존 거리두기 체계에 없었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했을 때 (감염 억제)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났다"며 "이런 방식으로 유행 특성에 따라서 주된 내용이 변동된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체계를 설계하기 전에는 예측하지 못했거나, 거리두기가 장기화하고 상황이 변동되는 데 따라 불거지는 문제가 있어 그때그때 수정이 불가피했다"며 "거리두기 체계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고정적 체계라기보다는 유행 특성과 상황을 반영하며 유연하게 전개하는 것은 불가피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거리두기에 어떠한 '골든 스탠다드'를 정하고 그 기준을 모든 것을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거리두기는 과학에 근거한 정해진 수치를 지킨다기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대응조치"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거리두기 예외조항도 사회적인 수용 정도와 요구사항 전반을 고려해 미세 조정을 한 것"이라며 "사전에 예측하고 처음부터 완벽한 틀을 만든다면 좋겠지만 조금씩 수정하고 보완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국내 거리두기 지침을 세분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손 반장은 "한국 거리두기 체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방대하고 세부적"이라며 "미국이나 유럽 등은 복잡한 체계를 설계하는 게 아니고 큰 틀을 전 사회에 강제해서 8시 이후 영업 중단이라든지 6시 이후 외출 금지라든지 몇 가지 기준에서 움직여버린다.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회·경제적 피해가 너무 커진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더 세분화하고 업종을 나눠 다중이용시설 종류별로 거리두기 체계를 달리하는 조치들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 2~3월 때는 3페이지에 불과했던 매뉴얼이 현재는 20~30페이지 매뉴얼로 발전된 상태"라며 "계속해서 고민스러운 점은 세분화할수록 전체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완화할 수 있으나, 미시적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조만간 전문가 등과 토론을 하며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