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재배기술 힘입어 멜론 수출길 열린다

2021-01-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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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재배보다 병해충 걱정 덜고 노동력 줄일 수 있어 기대

수경으로 재배한 멜론.[사진=농촌진흥청 제공]



국내 연구진이 3년에 걸쳐 개발한 수경재배기술로 국내 농가의 멜론 수출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2018~2020년 연구 개발한 멜론 수경재배기술을 지침서로 만들어 지방 농촌진흥기관과 농업인에게 배부하고, 주요 생산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보급하는 멜론 수경재배기술은 코코넛 열매껍질을 가공한 친환경 코이어 배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코이어 배지는 20ℓ 용량에 100cm 규격(길이 100cm×폭 20×두께 10)으로 제작됐다.

이 배지 위에 배지당 모종을 33.3cm 간격으로 3포기를 심거나, 25cm 간격으로 4포기를 심을 수 있다. 특히, 모종을 아주심기 할 때는 흙을 파지 않고, 배지 위에 모종을 가볍게 얹은 뒤 핀(관수용 점적핀)을 꽂아 고정하면 된다.

이런 방식(배지당 3포기 심기)으로 양·수분을 정밀하게 관리해 멜론을 재배한 결과, ‘히어로’ ‘달고나’ 등 6품종은 당도가 12브릭스(Brix) 이상 높았고, 무게도 수출 규격인 1.5∼2.0kg으로 조절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멜론 수경재배는 품질을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은 물론 기존 토양재배보다 병해충 걱정을 덜고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앞으로 멜론 재배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멜론을 수경으로 재배하면 토양재배보다 유리한 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토양재배는 토양관리를 비롯해 물주기·거름주기·김매기 등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지만, 수경재배는 시간과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경재배를 하게 되면, 토양재배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이어짓기로 인한 토양 전염성 병해충 발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병해충이 발생해도 해당 배지만 교체하면 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초기 기반시설 설치비용이 수경재배에 많이 들어가긴 해도 10년 사용 기준으로 경제성을 분석해보면 토양재배 보다 1헥타르(ha)당 연간 약 175만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우리나라 멜론 수출량은 국내 생산량의 약 3∼4% 정도에 그친다. 2019년 기준으로 수출량은 1555t, 수출액은 465만 달러다. 주로 홍콩·일본·대만·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된다.

우리나라 수경재배 면적은 2019년 기준 3785ha다. 이중 딸기·토마토 등 열매채소가 전체 수경재배 면적의 90.3%를 차지하고 있고, 멜론 면적은 13.1ha로 0.3%에 그칠 뿐이다.

이충근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소장은 "수경재배를 하면 물로 키워 싱겁다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정밀한 양·수분 관리로 고품질의 멜론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며 "기존 토경재배 농가의 전환은 초기 비용 때문에 쉽지 않을테고, 귀농귀촌자나 청년들이 최근에 수경재배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기술을 보급해 농가의 매출 확대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이어 배지 이용 멜론 수경재배 기술[사진=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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