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139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기준 저축은행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당기순익 증가는 상위 10개사(SBI·OK·한국투자·페퍼·웰컴·JT친애·유진·OSB·애큐온·모아)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순이익에서 상위 10개 저축은행 비중은 51%(6269억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위 5개사인 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은 4670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46%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저축은행 순이익 중 상위 10개사 비중이 45%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형 및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심해지는 추세다.
나머지 69개 저축은행이 총자산 43조를 나눠 먹고 있다는 뜻으로, 중하위권 저축은행 중에서는 지난 3분기 적자를 냈거나 순이익이 줄어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소형사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지역 밀착형 영업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연 24%에서 연 20%로 4%포인트나 낮아져 수익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형사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사를 제외하고 중소형사의 수익성이 나빠진 건 오래된 일”이라며 “저축은행들은 업권 특성상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대형사 및 중소형사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자산 규모로 나눠 규제 수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