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휘몰아친 2020년, 우리나라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에서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푸털사이트와 메신저앱 플랫폼 수퍼강자인 두 업체는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포털과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선물하기 등 각사의 장점을 살린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두 업체 모두 각각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라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가지고 편의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핫 시장으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았다는 점도 경쟁 포인트다.
◇ 네이버, '최저가 검색' 앞세워 이커머스에서도 1위…CJ와 연합해 물류·콘텐츠 경쟁력까지 높인다
일단 앞서가고 있는 업체는 네이버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약 20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산돼 이커머스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검색과 쇼핑을 묶어놨던 네이버는 2020년 3분기부터 쇼핑 분야를 ‘커머스’로 분리하면서 전면에 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커머스 부문의 매출액은 7728억원을 기록,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4%에 달한다.
네이버는 그간 '최저가 검색'을 앞세워 대중 소비재 시장을 장악했다.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중소상공인(SME)은 4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네이버가 올해 이커머스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도 SME 교육과 지원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다. 가령 해외직구 사업을 하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지식iN 관세사를 연결해주면서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다. 전문가 그룹은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해 11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에는 이미 방대한 스펙트럼의 SME와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네이버는 검색, AI추천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해 이들의 비즈니스와 창작활동을 연결해서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체 플랫폼 역량을 넘어 콘텐츠·물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CJ그룹과 지분을 맞교환하며 '혈맹관계'를 맺기도 했다. 양사 간 첫 협력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CJ '티빙' 이용권을 추가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네이버 멤버십은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등을 주된 혜택으로 제공하는데 여기에 티빙을 끌어들이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네이버 멤버십 고객층을 확장, 온라인 쇼핑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후발주자 카카오…국민 메신저앱 '카카오톡' 기반으로 '명품시장' 똟는다
카카오는 후발주자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의 열세를 극복하고 네이버와 차별화를 두기 위한 틈새전략으로 카카오는 '명품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부터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에 '명품선물' 테마관을 열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커머스 분야의 방향은 '선물하기 플랫폼의 고도화'라고 할 수 있다"면서 "선물하기 기프티콘이 그동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커피 쿠폰, 베이커리 상품 등으로 이뤄졌다면 지난해부터는 명품 등 가격대 있는 상품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인지도 높은 명품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디올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구찌, 프라다, 버버리, 샤넬, 몽블랑 등이 입점했다. 특히 샤넬이 국내 온라인몰에 입점한 것은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하면 카카오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브랜드 덴비(Denby) 등의 입점이 이어져 현재 카카오톡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는 100여개를 웃돌고 있다.
카카오 선물하기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약 3조원 수준이었다. 선물하기 내 명품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2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는 입점 품목을 고급화하는 동시에 기존 교환권 중심 상품에서 배송 상품으로 확대하는 등 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양대 경쟁업체이기는 하더라도 네이버는 포털과 검색 기반,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이라는 점에서 양사가 이커머스 시장에 나서는 전략이 다소간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온라인 유통 패권을 누가 잡느냐를 두고 맞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플랫폼 강자들이 세를 불리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