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고용시장 여건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69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외에 취업자 수가 감소했던 시기는 오일쇼크가 덮친 1984년(-7만6000명), 카드대란이 벌어진 2003년(-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000명)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는 -16만5000명, 40대 -15만8000명, 20대 -14만6000명, 50대 -8만8000명 각각 감소했다. 60세 이상에서만 37만5000명 증가했다.
산업별 취업자는 도매 및 소매업(-16만명, -4.4%), 숙박 및 음식점업(-15만9000명, -6.9%), 교육서비스업(-8만6000명, -4.6%) 등에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5만3000명 줄어들었다. 반면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3만명(5.9%) 증가했다.
지난해 고용률은 하락하고 실업률을 치솟았다. 15~64세 고용률은 65.9%로 전년대비 0.9%포인트 하락했으며 청년층 고용률도 42.2%로 1.3%포인트 내렸다. 고용률은 60세 이상에서만 0.9%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4만5000명 늘어난 110만8000명으로 통계 작성 기준을 변경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도 4.0%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 및 일용근로자가 코로나19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0만5000명 증가햇으나 임시근로자는 31만3000명(-6.5%), 일용근로자는 10만1000명(-7.1%)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77만3000명으로 45만5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09년(49만5000명) 이후 가장 컸다.
12월 취업자 -62.8만명… 1999년 2월 이후 최대
3차 재확산의 여파가 본격화된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62만8000명 감소한 265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중 가장 큰 폭의 감소로, 1999년 2월 이후 최대다.
12월 고용 상황 악화는 예견됐던 상황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고용이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던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월별 취업자 수 증감은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방역대책에 따라 증감을 거듭했다. 2~3월 1차 확산 후 3월과 4월 취업자 수는 각각 -19만5000명, -47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후 취업자 수 감소 폭을 점차 줄여갔으나 2차 확산 후인 9월과 10월 다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31만3000명, -13.4%), 도매 및 소매업(-19만7000명, -5.5%), 제조업(-11만명, -2.5%) 등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에서 피해가 나타났다.
15~64세 고용률은 65.3%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하락했으며 실업률은 4.1%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개최하고 고용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기발표한 고용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대책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녹실회의 후 SNS 글을 통해 "2020년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고용지표에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 모두의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며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실직과 소득 감소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강화된 거리두기가 아직 지속되고 있어 연초 고용상황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민 고용보험, 국민취업지원제도 시행 등 사회·고용안전망 강화조치도 차질없이 이행해 경제·고용 정상화 과정에서 격차없는 포용적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진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