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주에만 278.71포인트 상승하며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가운데 높아진 고점 부담에도 불구하고 상승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블루웨이브' 실현에 따른 추가 재정 부양책 기대감 확대와 여전히 풍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호실적·개인투자자의 유동성이 코스피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8일 3152.18로 마감하며 지난주에만 278.71포인트 상승해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개인투자자의 수급 여건 등을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미국 상하원은 모두 민주당이 다수표를 획득해 민주당이 계획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 정책이 무리없이 추진될 전망"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러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려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반적으로 글로벌 경기개선 국면에서는 아시아 제조업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달러 약세와 경기 회복은 모두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이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역시 기대된다는 점도 코스피 상승 전망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이후 연말까지 23% 상승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들어서도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상반기 중 최소한 9%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1월 현재 187조원을 기록하며 4.9% 상향 조정됐는데 코스피 추세적 흐름이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풍부한 증시 대기 자금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수급 주도를 가늠케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투자자 예탁금은 69조2719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3000대에 도달한 만큼 고소공포증을 느낄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증시로 막대하게 유입되는 돈의 흐름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 모멘텀은 단기간에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이익 펀더멘털이 보다 개선돼야 코스피가 3000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풍부한 유동성 여건이 주가지수의 새로운 레벨을 시도하는 배경이 됐지만 주가지수는 궁극적으로 이익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였다"며 "2000년과 2007년 유동성의 힘이 강했지만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성을 뚫지 못한 기저에는 '이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이익 수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업종별 이익 차별화가 심화되긴 했으나 코스피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 2017~2018년 역대 최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 컨센서스가 이렇게 형성돼 있음에도 2017~2018년 코스피 고점인 2600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어 과열에 대한 우려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