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상원 2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초대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했다는 소식은 불안감을 키웠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37.80p(1.44%) 상승한 3만839.40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지수 역시 21.28p(0.57%) 오른 3748.14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78.17p(0.61%) 하락한 1만2740.79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가 현역인 공화당 켈리 뢰플러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른 선거에서도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의원을 누르고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 연출됐다.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석권하면서 상원 지배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진 것.
이미 백악관과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가운데 상원 지배력을 결정할 이번 선거로 이른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워싱턴을 뒤흔들지 이목이 쏠렸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2개 의석을 모두 차지하면 의석수는 50대50 동률이 된다. 이 경우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캐스팅보트 권한을 쥐게 되면서 사실상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갖게 된 셈이다.
금융시장은 블루 웨이브가 만들어지면, 대규모 신규 부양책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단행될 것인 만큼 증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되면 강력한 코로나19 지원 대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강하다. 이에 경기 부양의 혜택이 기대되는 소형주와 은행 등 경기 민감 분야 기업 주가는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는 6.3%가량 급등했고, JP모건체이스는 약 4.7% 뛰었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당장은 시장이 더 많은 부양책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기술주보다 경기 순환주와 가치주에 더 좋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반면 블루 웨이브 형성이 임박하면서 대형 기술기업(IT)을 중심으로 증세와 규제 강화에 대한 부담이 다시 커졌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다른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각각 3.32%, 2.59% 빠졌다. 또 페이스북은 2.82%, 아마존은 2.49% 내렸다. 반면 테슬라는 2.84% 뛰며 상승 질주를 이어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의회를 점거했다는 소식은 장 후반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회의가 중단됐고,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장중 축소되던 변동성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및 총격 소식으로 확대 전환하기도 했다. 결국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 폭을 점차 줄이며 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결국 하락 반전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뛰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19% 상승한 5630.60에, 독일 DAX지수는 1.76% 오른 1만3891.97에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DAX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영국 FTSE지수는 3.47% 뛴 6841.86으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 역시 1.78% 상승한 3611.08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도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 계획과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가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4% 뛴 50.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마감한 것은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3% 오른 54.30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3% 빠진 1908.6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