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18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사업목적에 △마이데이터 사업 △투자자문업 △금융상품자문업 △대출의 중개 및 주선 업무 등을 추가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지난 4일 주주총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확정 지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 진행된 마이데이터 사업 1차 예비허가 심사에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다. 당시 롯데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신한·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비씨)가 모두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결정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사 진출 선례가 없는 신사업인 만큼, 서둘러 진출하기보다는 카드사 본연의 업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가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건 마이데이터가 자유업에서 허가제로 전환되는 시기(2월)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이데이터가 허가제로 바뀌기 전까지 관련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하면 오는 8월부터 종합자산관리와 같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제한돼 유사 사업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다음달로 점쳐지는 마이데이터 2차 예비허가 사전신청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롯데카드의 신청서가 접수되면 전업계 카드사 8곳은 모두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1차 예비허가 신청서 접수가 전혀 없었던 보험사들은 현재 마이데이터 2차에 대비해 준비태세를 마쳤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마이데이터파트’를 신설했으며, 메리츠화재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관련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2차 접수 시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예비허가 심사에서 탈락한 금융사 및 핀테크사들의 재도전도 점쳐진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예비허가 심사를 신청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등 8개사에 서류 미흡 등을 이유로 심사보류를 결정했다. 이들은 허가신청서를 보완해 이달 중순 금융위에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심사 재개가 가능하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일찌감치 마이데이터 심사가 보류된 금융사 6곳(삼성카드, 경남은행,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도 금융당국과 주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가 활성화되면 금융사들은 고객의 은행 계좌정보, 보험가입 정보, 카드명세 등을 분석해 가입자에게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취합한 신용정보를 분석해 각 개인에게 알맞은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각종 신용·자산관리 업무도 할 수 있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획득 시 개인정보를 활용한 데이터산업 진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모든 금융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