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1년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할 7대 이슈'를 발표했다. 한은은 △글로벌 패권경쟁 상시화 △유럽 정치갈등 심화 가능성 △글로벌 경기회복 불균형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 대응강화 등도 경제 흐름을 가늠할 변수로 꼽았다.
한은은 "내년 세계 경제는 경기 회복 불균형 심화 등 일부 부정적 요인이 있겠지만,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미국 새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종식 지연, 미·중 갈등 등 다양한 이슈들이 영향을 주며 세계 경제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한은은 내년 경제를 움직일 최대 이슈로 코로나19 백신 적시 보급 여부를 꼽았다. 한은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년 하반기 중 집단 면역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접종 거부감과 일부 백신의 출시 지연 가능성 등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글로벌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올해부터 14차 5개년(2021~25년) 경제사회발전계획에 따른 '쌍순환' 성장전략을 추진한다. 한은은 "향후 중국의 세계 공급망 참여가 축소될 수 있겠으나 국제 소비 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로 인해 불거진 미·중 간 갈등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바이든 정부의 대중정책이 원칙에 기반한 견제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미국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미·중 간 갈등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견했다.
또 "선진국과 신흥국 간 불균형 확대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국가 내 계층·산업 간 불균형 심화로 코로나19 충격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보급 시기, 재정여력 등에 따라 국가 간 경기개선세가 상이하게 나타나고 코로나19의 충격이 서비스업 및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국가 내 부문 간에도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한은은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원국 간 경제력 격차가 심해지며 각종 갈등이 확산될 것"이라며 "난민문제, 기후변화 등 회원국 간 의견이 대립되는 현안을 중심으로 갈등이 고조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부터 신기후 체제가 출범하고 미국의 정책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산업·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친환경 기술발달이 촉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