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추가 부양책 수정을 요구하며 최종 서명을 미룬다고 밝히자 시장은 방향을 잡지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4.32p(0.38%) 오른 3만129.83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 역시 2.75p(0.07%) 상승한 3690.01을 기록하며 나흘 만에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나스닥지수는 장 막판 하락 반전하며 36.80p(0.29%) 내린 1만2771.11에 장을 마감했다.
대통령 서명만 남겨뒀던 코로나19 관련 5차 부양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정 요구로 제동이 걸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처리한 8920억 달러(약 987조2000억원) 규모의 5차 부양책에 '법안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최종 서명을 미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부적합하고 수치스럽다. (의회가) 낭비 요소와 불필요한 항목을 없애고 적절한 법안을 다시 보낼 것 요구한다"고 적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 한 명당 600달러(약 66만원)의 생활비로 지급하는 것과 관련, 규모가 작다고 지적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성격의 현금 지급액을 1인당 600달러가 아닌 2000달러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즉각 "그렇게 하자"며 반겼다. 반면 공화당은 재정 적자 우려에 주저하고 있다. 애초부터 민주당은 대규모 부양안을 주장해왔지만, 공화당이 규모를 축소하면서 9000억 달러 규모에 타협했다.
대통령 서명만 남겨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수정을 요구하며 제동이 걸리기는 했지만, 대통령 요구대로 부양책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사미 차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부양책이 타결될 것이라는 점이 기본적으로 까린 가정"이라며 "이번 법안이 되든, 더 큰 법안이 되든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집중된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지난 11월 미국인의 소비지출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PEC)이 전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이후 첫 감소세다. 올해 초 시행된 연방정부의 지원 프로그램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계 소득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실업 대란 우려를 다시 키웠던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깜짝'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0만3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주보다 8만9000건 줄어든 것으로 시장 예상치(88만건)를 크게 밑돌면서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만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힘든 한 해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좀 더 고통이 따르겠지만, 내년 하반기까지 완전히 회복되고 꽤 강한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12% 오른 5527.59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독일 DAX지수는 1.26% 상승한 1만3587.23에, 영국 FTSE지수는 0.66% 오른 6495.75로 각각 장을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1.19% 뛴 3539.26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3% 오른 48.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2% 뛴 51.18달러를 가리켰다.
금값 역시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 상승한 1878.1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