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수사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재판 준비절차가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당사자인 한 검사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독직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정 차장검사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정 차장검사 측은 검찰이 제기한 전반적인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 차장검사 측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정당한 직무수행만 했다"며 "공소장에 쓰인 장소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는 점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직폭행죄는 법원·검찰·경찰공무원이 저지를 가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피고인은 한 검사장에게 고문이나 가혹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법률상 위법성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참여재판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정 차장검사 측에 당시 몸싸움이 벌어진 상황에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 구체적인 입장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검찰은 한 검사장과 몸싸움 이후 진단 의사, 현장 목격자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한 검사장 증인신문은 되도록 재판 후반에 하겠다고 알렸다. 양측이 신청한 현장 촬영 영상 등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제보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리 등을 털어놓으라고 협박한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을 수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한 검사장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다 폭행한 혐의(독직폭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검찰 등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한 행위를 저지르는 범죄다.
서울고등검찰청은 지난 9월 정 차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10월 27일 불구속기소 했다.
내년 1월 20일 오전 11시엔 첫 정식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