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한전 주가는 2만원 초반에서 28300원까지 19%가량 상승했다. 지난 18일에는 장 중 3만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한국전력은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이 추진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2016년 5월 6만3000원까지 올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으나 같은 해 연말에 4만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올해 초 1만6000원 선까지 내렸다.
그러나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연료비 연동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하며 주가와 거래량이 동시에 급증하기 시작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그간 한전은 전력생산에 사용되는 원유 가격의 변화에 따라 생산원가가 오르내리며 실적이 크게 요동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연동제가 도입되면 생산원가의 변화에 따라 요금을 산정할 수 있어 실적도 이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도 한전에 대한 기대치를 이전보다 일제히 높였다. 산업부 발표 전후 발표된 7개의 증권사 보고서 중 6개가 3만원 초반부터 4만원 선까지 목표주가를 높였다. 평균 목표주가는 3만5142원으로 현재 한전 주가(2만8300원)보다 약 20% 높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기요금체계 개편과 함께 한전이 정책 피해주 프레임에서 벗어날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저유가 상황 때문에 요금이 인하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이익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재평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한전을 비롯해 유틸리티 업체들의 주가에는 단기 손익보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며 "현재 주가는 202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로도 9배에 불과해 재평가 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