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매도 대안은] 문제는 신뢰··· 대차계약 전산화가 해답

2020-1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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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도 개선안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수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주식 대차 거래의 경우 전산화 시스템 도입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일 불법공매도 방지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선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공매도를 위한 대차계약 관련 정보를 증권사 등에서 5년간 보관하도록 했다. 해당 조항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무차입 공매도 방지 법안 중 대차계약의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대신해 들어갔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미국, 캐나다, 영국, 서유럽, 호주, 홍콩 등 다수의 해외 선진 시장에서는 대차계약 체결 방식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어 수기 입력에 의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한국에도 무차입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적발되는 무차입공매도 중 상당수는 잘못된 수기 입력으로 인한 '팻 핑거(fat finger·굵은 손가락)'가 원인인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산화된 대차 거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전산화 시스템 도입을 명시하고 있지 않아 한계가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 전산화 시스템이 없이는 실수로 인한 무차입공매도 방지가 어려운데다,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오랜 불신도 해소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신뢰 제고를 위해 조작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대차 계약 내역을 5년간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 형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향후 대통령령 등을 통해 구체적 내용을 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보면 사실상 전산화 시스템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분초를 다투는 공매도 거래 과정에서 '조작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자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자동으로 거래 내역이 기록되는 전산화 시스템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산 시스템이 금융당국이 공매도 거래의 불법성 여부를 적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법공매도 적발 과정에서 대차 계약 과정의 메신저 대화 내역 등을 문서화해 제출받는다. 전산 시스템이 있다면 별도 서버에 조작 불가능한 방식으로 저장된 정보를 당국에 제출하면 훨씬 간단하게 불법성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공매도 참여자들은 전산화 시스템 없이도 이미 거래를 잘 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어가는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해외의 경우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해 대차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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