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안전성을 입증하기에는 임상 기간이 너무 짧았던 터라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중에 유통된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제조사가 만든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이다. 해당 화이자 백신은 미국을 제치고 영국이 가장 먼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접종에 들어갔다.
이후 영국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약품이나 음식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 호흡 곤란·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가 나타남) 전력이 있는 사람은 화이자 백신 접종을 금지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미국에서도 같은 부작용 사례가 보도됐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래스카 중년의 의료종사자가 백신을 접종한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해당 환자는 에피네프린으로 치료를 받은 후 반응이 가라앉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또 다른 화이자 백신 부작용으로는 구안와사(안면마비)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 임상시험에서 백신 투약을 한 2만1720명 중 4명에게서 해당 증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전체 참가자 중 해당 증상을 보인 사람의 비율이 보통 안면마비 유병률(인구 대비 발병자 비율)에 못 미친다며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10명 중 9명이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을 느꼈고, 7명은 피로감을, 6명은 두통이나 근육통을 경험했다. 또 이들 가운데 44% 이상이 관절통을 경험했고, 43%가 오한을 겪었다. FDA는 이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는 참가자의 0.2~9.7% 정도였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메스꺼움, 구토, 얼굴붓기,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 부작용이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참가자는 2차 접종 후 "24시간 동안 심한 오한, 목 통증, 두통, 그리고 모든 관절이 쑤셨다. 또 열이 39.1도까지 올라 땀을 너무 흘려 하루 만에 1㎏넘게 빠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가자 역시 관절통, 근육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부작용 보도에 접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꺼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폴 듀프렉스 피츠버그대학 백신연구센터장은 "당신의 몸에서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신호가 온다는 건 정말 좋은 조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면역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WSJ를 통해 당부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미국 내 전체 인구 60~70%가 백신을 맞아 면역을 갖게 되면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부작용으로 백신을 거부하면 코로나19를 종식할 기회가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