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대관’·‘대관료 면제’...코로나 시대 함께 견디는 공연장

2020-12-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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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공연 일정 변경 많아져...1주일 단위로 세분화

정동극장, 일찌감치 시즌계획 발표...2차 제작극장 역할

세종문화회관 전경.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올 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한 공연장 관계자는 2020년을 되돌아보며 푸념 섞인 말을 했다. 공연장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좌석 거리두기 조정과 공연 취소 등을 되풀이 했다.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공연장들은 자구책을 통해 소중한 무대를 지키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은 1일 “향후 3개월 이내 공연장 공실이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대관 가능일을 공고하고 신속하게 접수·심사하는 ‘긴급공실 수시대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은 국내를 대표하는 공연장 중 한 곳이다. 하지만 다른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200건 이상의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공연장이 비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동시에 취소된 공연의 대체 일정 및 공간, 무관중 공연을 위한 대관 등 긴급히 공연장을 찾는 대관사의 문의도 계속됐다.

대책으로 나온 것이 ‘긴급공실 수시대관’이다. 세종문화회관의 대관 규정에 따라 대관 심사 절차를 비교적 간소하게 진행할 수 있는 ‘사용예정일까지 잔여기간이 3개월 미만인 공실’에 한해,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관 가능 일정을 수시 공고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정기 대관 신청과 연 3~5회의 수시 대관 신청이 있었는데, 이를 1주일 단위로 세분화한 것이다. 대관 가능 일정은 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관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금은 공연장과 대관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상생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며 “그 일환으로 대관 절차를 간소화하여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9월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의 민간 공연계를 돕기 위해 오는 12월 31일까지 공연장 기본 대관료를 100% 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개관 32년 역사상 최초였다.

하반기에 공연계가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간신히 버텨 왔던 공연예술인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제시했다.

당시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예술의전당이 지원 기관은 아니지만 공연예술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현 상황에 책임감을 갖고 민간 예술계의 고통과 고충을 분담하고자 시행하게 되었다”면서 “여러 재난 지원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과 민간 공연단체, 기획사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존속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을 밝혔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 출연배우이자 프로듀서로도 참여하는 정영주. [사진=정동극장 제공]


배우들에게 새로운 무대를 제공하는 것도 극장의 중요한 역할이다. 정동극장은 지난 11월 11일 개관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해 공연을 미리 소개하는 시즌제를 발표했다. 향후 창작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고 상품화하는 것에 집중하는 ‘2차 제작극장’의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성도 밝혔다.

2021년 정동극장 라인업 첫 작품은 오는 1월 22일 개막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다. 2018년 국내 초연 당시, 전 좌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작사‧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 시켰다. 초연 출연 멤버였던 뮤지컬 배우 정영주는 이번에는 출연배우이자 프로듀서로도 참여한다.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는 “정동극장은 앞으로 이미 창작 개발된 좋은 작품들이 공연 시장에 안착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2차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려 한다”며 “이것은 창작 개발 중심의 여타 공연 지원의 방식들로부터 차별화된 지원 방식으로 좋은 작품들의 시장 안착을 위한 지원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와 같이 잘 만들어진 우수한 콘텐츠들이 정동극장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생명력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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