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증세 논란 3法, 부수법안 지정...밀어붙이는 巨與

2020-12-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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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법·공수처법 등도 단독 처리

[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부자증세’ 논란을 일으킨 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으로 지정했다. 이에 야당은 "여당이 합의 없이 법안 처리 강행 수순을 밟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박 의장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종부세법, 증권거래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국세기본법 일부개정안, 국세징수법 전부개정안 등 15개 법안을 내년도 예산안 부수 법안으로 지정했다.

국회법(제85조의 3)상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 법안은 당해 연도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쳐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다. 즉 각 상임위가 이날까지 해당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면, 2일 열리는 본회의 전날인 1일 자동으로 법안이 부의된다.

박 의장이 지정한 15건 법안 중 정부안은 13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2건이다. 부자증세 논란을 불러온 소득세법 등 정부안은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연 소득 10억원 초과 고소득자 적용)해 이 구간의 소득세율을 45%로 인상하는 내용이 골자다.

종부세법은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종부세 최고 세율을 기존 3.2%에서 6%로 올리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증권거래세법의 경우 내년 0.02%포인트, 2023년에 0.08%포인트 인하해 최종적으로 0.15%로 만들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예산안 부수법안 지정 권한은 국회의장에게만 있는 만큼, 그동안 이들 법안의 처리를 주문해온 여당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가 이들 법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으나, 여야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또 여당은 이날 정보위에서 국가정보원의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국가정보원법(국정원법) 처리를 단독으로 의결했다. 오는 3일에는 법사위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방침이어서 거대여당의 폭주에 대한 반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555조80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까지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당장 하루 뒤 처리에 합의해야 하지만, 여전히 여야는 백신과 3차 재난지원금 재원 확보 방안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 또 ‘지각’ 처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로 국회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산안 처리 시한을 맞추지 못했다. 2014년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12월 2일까지 여야가 예산안에 합의해야 하지만 2014년 이후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 민주당은 3차 재난지원금과 백신 추가 확보를 위해 약 5조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예비비로 사용이 가능하나, 최소한 2조원의 ‘예산 순증’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국가채무를 이유로 추가 예산 편성에 거부 의사를 밝히며, 순증이 아닌 한국판 뉴딜 사업의 삭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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