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위기 속에 총체적 난국.. 국론통합 시급하다

2020-11-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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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Fake news)’ 근절하고,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필터 버블(Filter bubble) 벗어나야

[박근종 이사장]  


통계청이 11월 18일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신종질병(32.8%)에 이어 경제적 위험(14.9%) 순이라고 꼽았고,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도 5.2%이나 되며, 자살 충동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38.2%로 가장 많았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국은행이 11월 24일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을 기록해 2013년 1월 해당 지표의 집계가 처음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추후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연구원이 11월 25일 발표한‘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결과를 보면, 12월 BSI 전망치는 98.9를 기록하여,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65.2)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전망은 그야말로 '최악'이 아닐 수 없다.
그런가하면 통계청이 11월 11일 발표한 ‘2020년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15~64세 고용률(OECD 비교기준)은 65.9%이고,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3%이며, 실업률은 3.7%이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3%이며, 특히 취업자는 2,708만8천 명에 그쳐 전년 동월 대비 42만 1천명이나 감소했다.

이렇듯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우리 사회를 참으로 힘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수는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집단적·동시다발적으로 폭증하여 사흘연속 500명대를 넘어서는 등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고 병상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격랑의 와중에 진영논리와 집단이기주의에 이어 지역이기주의, 노사 갈등, 빈부 양극화 등으로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지치고 시달리다 못해 이제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넘어 토털 블랙아웃(Total blackout)에 빠질 지경으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11월 10일 발표한 ‘민주화운동 인식도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정치권의 여야갈등이라는 답변이 56.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언론의 권력화문제(44.0%)와 SNSㆍ매체 등 온라인에서의 여론 양극화(32.0%) 등 정치적 진영론과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의 결과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아예 없던 일을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거나 거짓정보를 사실인 듯 포장해 유통하는 ‘가짜뉴스(Fake news)’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인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웹사이트 알고리즘이 선별적으로 어느 정보를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지를 추측하여 동의하지 않는 정보로부터 분리될 수 있게 하면서 효율적으로 자신만의 문화적, 이념적 거품에 가둘 수 있게 하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가짜뉴스(Fake news)’는 지난 2월 19일 극우성향 모 기독교단체를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밝힌 <한겨레>의 탐사기획 보도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를 두고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이들이 한겨레신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가 밝힌 “가짜뉴스는 아직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그 핵심적인 요소는 ‘내용의 진실성 여부, 즉 정보에 포함된 사실이 실재 하는가’ 그리고 ‘정보의 전달 과정에서 어떠한 의도가 있는 가’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종이 신문의 초창기부터 황색언론은 있었지만 인터넷과 SNS 시대에 들어서면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이는 뉴스의 진실성과 관계없이 클릭 수만으로 광고 수익에 접근할 수 있으며 전파력이 커 여론조작에 취약한 온라인 매체의 속성과 관계가 깊다.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Buzz Feed)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20대 가짜뉴스 기사가 19개 주요 언론매체의 선거에 관한 20대 ‘진짜’ 뉴스 기사보다 페이스북에 대한 참여가 더 많았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이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에 따르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각, 가치, 행동 사이에서 내적 일관성(consistency)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기존의 신념이나 의견과 맞지 않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었을 때 이로 인한 심리적 불편함을 피하거나 해소하기 위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줄이려는 자구책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인터넷 활동가 일라이 파리저(Eli Pariser)가 만들어 낸 필터 버블(Filter Bubble)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나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Algorithm)이 이용자가 선호할만한 콘텐츠를 선별해 제시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일종의 정보적 고립 상태로 투명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지만 민주주의와 관련한 근본적인 우려는 이용자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하는 정보나 의견에만 노출되다 보면 비판적 사고능력이 감퇴하고 정치적으로 편협해지며 극단화되기도 쉽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기에 허위조작정보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 뉴스 생산과 소비의 기회를 확대하고, 뉴스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검색엔진, 뉴스 수집 서비스, 소셜미디어(Social media)같은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뉴스 소비는 다양한 경로로 분산됐다. 다분히 자신의 또는 자기집단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조직적 필요와 고려에서 의도적 프레임(Frame)을 씌우고, 수사학(Rhetoric)으로 포장하고, 이념적 갈등을 조장하고, 편 가르기 진영논리로 대립하여 보다 유리한 국면을 선점하려는 기획되고 의도된 치졸하고 비열한 저급 책략은 그만둬야한다. 코로나19의 시대적 위기상황에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여론을 각자의 정치 이념에 유리하도록 이끌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에 결단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짜뉴스(Fake news)’를 근절하고,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필터 버블(Filter bubble)로부터 벗어나, 코로나19의 확진자 폭증과 경제적 충격의 나락(奈落)에서 초이념적, 초진영적, 초당파적, 초조직적, 초계층적인 현명한 판단과 탁월한 선택 그리고 단호한 용단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포용과 배려, 이해와 관용,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으로 갈가리 찢기고 산산이 부서진 국론을 통합하고, 시기와 질투, 중상과 모략, 반목과 대립의 수렁에서 벗어나 포스트 코로나19의 뉴 노멀(New normal)을 착실히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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