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마케팅'으로 이름 날렸던 잉리솔라 재도약 노려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경제개발구에서는 잉리솔라의 새로운 태양광 산업기지 프로젝트 착공식이 열렸다. 이 프로젝트는 잉리솔라가 총 17억 위안(약 28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연평균 5GW의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규모의 스마트 산업단지다. 보도에 따르면 향후 이 단지에는 태양광 연구개발 및 생산업체들도 들어서 대형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잉리솔라의 산업기지 착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는 들썩였다. ‘거물이 다시 태어난다’는 말까지 나왔다.
사실 잉리솔라는 지난 1998년 먀오롄성(苗連生) 회장이 설립해 2004년부터 전폭적인 투자로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먀오 회장은 당시 허베이성에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고, 일관생산체제를 도입하는 등 경쟁업체에 비해 한발 빠르고 혁신적인 경영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이후 2007년 잉리솔라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독특한 마케팅도 잉리솔라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례다. 잉리솔라는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크게 활약했다. 이후 인지도가 무려 900%나 상승했고, 매출도 급증했다. 해외에서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월드컵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같은 마케팅은 4년 뒤 브라질 월드컵 때도 이어졌다. 경기장에 ‘중국 잉리’라는 중국어 펜스 광고를 설치했을 뿐 아니라, 경기가 개최되는 브라질 내 모든 도시에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공급하며 또 다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잉리솔라는 세계 태양광 시장 환경 변화와 생산과잉,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문제에 직면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결국 지난 2015년 막대한 채무를 갚을 수 없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도 다시 한번 8610만 위안 규모의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후 경쟁업체들에 밀리던 잉리솔라는 최근 전 세계에 부는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는 진단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기업이었던 '선텍파워'도 파산 후 7년 만에 부활 노려
잉리솔라 외에 업계 부활을 노리는 또다른 업체도 있다. 한때 세계 최대 태양광기업으로 잘 나가던 선텍이다.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선텍 산하의 선텍신에너지와 상하이다오더투자사는 산둥성 쯔보에서 태양광모듈 프로젝트 착공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선텍 관계자는 “선텍은 전반적인 경영상황이 호전됐다”며 “그간 태양광모듈 연구개발에 매진해 이미 어느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선텍은 2001년 스정룽 전 회장이 장쑤성 우시에 설립한 뒤 4년 만에 생산능력을 12배로 늘리며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업체로 떠올랐었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유럽, 미국,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무대를 넓혔고 2005년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태양광산업 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었고, 5억6000만 유로(약 7000억원)에 이르는 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는 ‘사기사건’에까지 연루됐다.
결국 2013년 3월 5억4100만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가면서 매각 수순을 밟았다. 이후 그해 11월 태양광업체인 순펑광전에 인수됐고, 7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재도약을 꿈꾸다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태양광 업계의 '늙은 나무'들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며 이들의 재개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