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부터 경합 주를 돌면서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향후 대통령이 하루 최대 6개까지의 유세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의 이런 선거 전략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팬데믹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방식이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전략은 자신감과 조심스러움을 동시에 나타낸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팬데믹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요란한 선거전을 벌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본적인 보건 수칙도 지키지 않는 유세를 통해 '슈퍼 확산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코커 연구원은 또 바이든 후보는 승자가 취하는 수비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나서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을 일주일 남기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우세가 분명해 지고 있다. 정치 예측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을 87%로 보고있다고 26일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승리를 거뒀던 경합 주에서도 점차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젊은층과 흑인 유권자들의 참여가 늘어난 것도 민주당에는 고무적인 신호다. CNN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조지아주에서 사전 투표에 참여한 흑인은 6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 사전 투표 때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패배 요인 중 하나로 꼽혔던 흑인 유권자의 투표 참여 증가는 바이든 승리의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흑인 투표 증가의 배경에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를 비롯해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캠페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편투표 비중의 증가는 향후 선거 관련 법정 공방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1월 20일까지 전달되는 우편 투표분을 유효표로 인정하겠다고 규정하였다. 이외에도 일리노이를 비롯해 메릴랜드, 오하이오, 워싱턴DC 등이 선거일부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0일까지 도착하는 우편 투표를 인정할 예정이다. 그 때문에 선거 결과는 20일이 되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올해 새롭게 우편 투표 제도를 도입한 주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넘쳐나는 우편 투표 개표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우편 투표 용지 싹쓸이 등 선거 부정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서명이 없는 투표용지 등 무효표가 대거 등장할 가능성은 미국 현지 언론에서 연일 등장하고 있다.
우편투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경합 주 내 표 차이가 크지 않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걸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인준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면서 연방대법원의 추는 완전히 공화당으로 기울었다. 그 때문에 선거 관련 공방전에서 대법원이 공화당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진단도 조심스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