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2대 허언 중 하나인 ‘유튜브 하기’에 도전한 직장인 유튜버들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10월 초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진행한 직장인 539명 대상 설문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61%)에서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직장인은 29.3%였다. 이들은 콘텐츠, 장비, 장소 섭외 등에 평균 150만원을 투자해 월 평균 14만원을 벌었다. 투자 대비 수익이 적자를 넘어 10분의 1보다 적은 셈이다.
유튜버로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구독자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나 직장 동료에게 유튜버 활동을 알리길 꺼렸다. 이유는 ‘회사와 동료가 아는 것이 부담돼서’(68.3%)와 ‘알려지는 것 자체가 싫어서’(56.0%)가 많았다. 또 '부업으로 인한 업무 지적 또는 핀잔 등을 원치 않아서'(32.7%)가 뒤를 이었다. 유명세가 곧 수입 창출로 직결되는 유튜브인데, 정작 주변인들한테는 숨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7일 기준 구독자 1만 9300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식스타일’을 3년째 운영하는 패션 유튜버 ‘식스’는 회사 8년 차 과장이다. 식스는 본인 영상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해보고 싶었다”며 “직장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되니 시간을 타이트하게 사용하는 중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알바로 투잡을 뛰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구독자 1만 명을 눈앞에 둔 유튜버 ‘김퇴근’도 수익보다는 취미에 집중하고 회사 일도 열심히 할 것을 조언했다. 김퇴근은 본인 영상에서 “항상 친구들에게 유튜브를 하라고 말한다”며 “회사에서 부속품으로 일하면 자괴감이 드는 반면 유튜브는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간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 회사에서 (내가) 유튜브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일을 잘 못 할 때 유튜브 하느라 그런 거냐고 욕을 먹게 될 것이고, 평소에 일을 잘해왔다면 일도 잘하고 유튜브도 하고 참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 직장인 유튜버로서 문제없이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고용노동부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회사에 계획을 통보하고 승인 받을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직장인 유튜버를 계획하고 있다면 꼭 회사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물론 공무원을 제외하고 겸업 금지 조항은 강제성이 없다. 하지만 어떤 회사든 다른 일로 회사 업무에 손해를 입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개인 유튜브 때문에 회사에 소홀하다면 쓴소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