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튜브] "인성 문제있어?" 진짜보다 가짜가 대세인 세상

2020-09-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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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나이' 에피소드 영상 7개 총 조회수 5000만 넘어

펭수·문쌤 등 콘텐츠가 가짜라도 보고 재밌으니 즐긴다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 중 한 장면. [사진=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 캡처]

“이 XX 뭐야. 너 인성 문제있어?”

진짜가 아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패러디해 군부대 훈련을 다룬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다. '가짜사나이' 1기 본 에피소드 7개 영상 조회수는 5000만을 넘었다.

흥행 요인은 진짜 군대가 아니라는 것에서 시작한다. 진짜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훈련생은 포기하고 싶으면 종을 쳐서 포기하고 귀가할 수 있다. TV방송과 다르게 훈련은 더 혹독하고 사실적이다. 옆에서 출연자들을 관리해주는 스태프들은커녕 편들어주는 이 하나 없다.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 출연자들은 극한 상황에서 버티려고 노력하면서 나태함에서 멀어진다. 회를 거듭할수록 진짜같은 훈련 상황이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감은 더 높아졌다. 가짜사나이에서 교관으로 출연했던 이근 대위는 연합뉴스를 통해 “내가 생각하기에 가짜사나이가 유명해진 이유는 모두 ‘진짜’였기 때문이다”라며 “연기나 편집으로 만들지 않았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포인트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분명 콘텐츠를 가짜로 인지했어도 영상을 즐겼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진짜 같은 상황에 열광하고 대리만족을 즐겼다. ‘이게 가짜 훈련인데 뭐가 대수냐’라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오히려 훈련을 극복하는 모습에서 동기부여를 얻었다는 댓글도 있다.

인기는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지난 24일 공개된 티저 영상격인 ‘가짜사나이2 Ep0’은 28일 기준 조회수 637만회를 돌파했다. 훈련생으로는 유튜버, 연예인, 운동선수 등 다양한 직군이 지원해 면접 영상부터 화제를 모았다.

가짜 콘셉트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구독자 24만 명을 보유 중인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BDNS’ 콘텐츠 중 하나인 ‘문쌤’ 콘셉트는 수능 과목 ‘한국지리’를 가르치는 강사다. 구독자들은 그가 진짜 강사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댓글에서 ‘상훈쌤‘이라며 진짜 인터넷 강의에 질문을 남기듯이 유튜버와 소통한다.

작년 하반기 아이콘 중 하나였던 ‘펭수’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연히 펭귄일 리가 없는 펭수의 인기에는 유쾌하고 재치 있는 대사의 재미가 한몫했다. 시청자들은 본인이 평소 생각에서 그쳤던 말을 가감 없이 대사로 소화하는 펭수를 보며 대리만족을 즐긴다.

즉, 가짜의 인기 비결은 시청자의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이다. 콘텐츠가 가짜라도 재미와 감동을 주기 때문에 구독자들은 가짜를 즐긴다.

가짜뉴스와는 다르다. 가짜뉴스는 수용자가 진짜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내용을 왜곡하거나 조작한다. 일부 수용자는 가짜뉴스 생산자가 진실을 전달한다는 절대적 신뢰 전제 하에 내용을 접한다. 앞서 가짜임을 알면서도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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