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이가 바로 차동석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이다.
차 부사장은 지난 2019년 9월 S&I 코퍼레이션(옛 서브원) 전무로 있다가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11월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LG화학은 그에게 친정이자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 ‘화려한 복귀’라 할 만했다. 1963년생인 차 부사장은 경북대(회계학) 학사를 마치고 1988년 LG화학에 입사, 재무세무회계팀 차장을 거쳐 2000년 LG그룹 재경팀장(상무)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이후 2011년 LG경영개발원 상무를 지낸 차 CFO는 2014년 서브원 CFO를 거친 후 2018년 12월부터 S&I CFO를 맡다가 2019년 9월 LG화학에 왔다.
그가 갑작스럽게 LG화학으로 복귀한 것은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던 한상범 부회장의 사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 부회장 자리에 당시 LG화학 CFO였던 정호영 사장이 선임되면서 LG화학에 새로운 CFO가 필요한 상황. LG화학 입사 이후부터 줄곧 재무를 맡아온 차 부사장만큼 적임자가 없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시 그의 복귀 인사는 퇴근 무렵인 오후 6시께 게시판에 공지되면서 알려졌다. 임원들조차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그의 친정 복귀는 급박하게 결정된 셈이다.
LG화학에 복귀한 지 불과 4개월 만인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그는 부사장으로 쾌속 승진하게 된다. 회계·금융·세무·경영진단 등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재경 전문가로서 CFO로 보임하자마자 각 사업본부를 밀착 지원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동안 LG그룹 지주사인 ㈜LG와 S&I 등에서도 사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재무구조 안정화를 주도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성과에 기반한 액티브(Active) 한 인사 스타일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차 CFO는 2000년 차장에서 상무로 9년 만에 전격 승진한 이력이 있다. 그만큼 그룹 대내외에서 탄탄한 재무능력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2011년 LG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을 맡으면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고, LG실트론 같은 상장이나 매각 등 중요한 이슈가 있는 계열사를 관리·감독하는 역할도 맡았다. 이후 서브원을 중심으로 한 LG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급파된 바도 있다. 재무분야 중에서도 특히 조세분야가 전문인 그는 서브원을 분할 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결해 오너일가의 신임을 단단히 받았다.
LG화학은 조만간 전지사업(배터리)부문 분사를 앞둔 상황이다. 분사 소식이 공식화되면서 주가 하락 우려도 커졌지만, 지난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논란이 한 풀 꺾인 분위기다. 그런데도 LG화학의 배터리 분사는 재무통인 차 CFO에게 최대 숙제일 수 있다. 물적분할 형태로 진행되면서 신설법인을 위한 재무작업이 복잡하진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함이 필요한 탓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차 CFO는 재무통답게 꼼꼼하면서도 유쾌한 업무 스타일로 평판이 매우 좋다"면서 "배터리 분사 작업도 그간 해왔던 대로 무리 없이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동석 LG화학 CFO(부사장) 프로필
- 대구 계성고등학교
- 경북대학교 회계학(학사)
- 1988년 6월 : LG그룹 입사
- 2000년 2월 : 구조조정본부 부장
- 2008년 1월 : (주)LG 재경팀장 상무
- 2011년 1월 : (주)LG 정도경영TFT 진단1담당 상무
- 2014년 1월 : (주)서브원 CFO 상무
- 2016년 1월 : (주)서브원 CFO 전무
- 2018년 12월 : (주)S&I Corp. CFO
- 2019년 9월 : (주)LG화학 CFO 전무
- 2020년 1월 : (주)LG화학 CFO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