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95년 김영삼(YS) 정부 시절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말을 남겼다.
이 회장은 같은 자리에서 “정부는 행정 규제가 많이 완화됐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 정권 들어서고 나서도 크게 완화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 이후 이 회장은 YS 정부 시절 곤혹을 치렀다. 당시 청와대는 방미 수행 기업인 명단에서 이 회장의 이름을 뺐다. 또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각 정부 부처에 삼성 관련 사업을 전면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 회장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도 수시로 통화한 사이로 알려진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앞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DJ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제안 후 국민의 정부 핵심 정책인 ‘정보통신·과학 강국 플랜’을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DJ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님이 정보화 산업을 일으켜 20~30년은 먹고살 수는 있지만, 문제는 이후다”면서 “과학기술에 과감히 투자한 뒤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실제 DJ는 과학기술부 강화해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만드는 데 초석을 닦았다.
이 회장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 이 회장은 당시 평창 올림픽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MB를 도와 평창 올림픽 유치에 힘썼다. 실제 MB는 “평창이 반드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이 회장이 국제올림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강력한 청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MB 정부 시절 논의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이 회장은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2011년 3월 MB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정운천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하자 이 회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MB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대해선 “낙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